미 소프트웨어업계의 벤처회사인 에노니머스(ENONYMOUS)사는 4일 인터넷 이용자들의 이름, E-메일 주소 등 개인 정보가 유출될 때마다 이들에게 사생활 보호조항이 침해됐다는 사실을 경고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공개했다.이 프로그램은 또 아마존, AOL,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웹사이트 1만개를 대상으로 소비자 보호규정 준수여부에 대해 등급을 매겼다. 특히 개별 웹사이트의 소비자보호관련 규약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해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웹사이트 운영업체들은 사생활보호 등 소비자보호관련 규약을 눈에 띄지않게 숨겨놓고 추후 분쟁발생시 이 규약을 표시했다며 면책을 주장하는 사례가 적지않았다.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의 중견업체인 노벨사도 5일부터 뉴욕에서 개최되는 전자상거래 쇼에 「디지털 미(DIGITAL ME)」라는 사생활보호용 소프트웨어를 공개한다. 이 회사의 마이크 쉐리댄 이사는 『이 프로그램은 웹 사이트가 함부로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 이용자들을 다른 사람의 프로필안에 숨겨놓는 기술』이라고 설명했었다.
현재 미국내에서는 인터넷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관련 법규의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내 인터넷 이용자중 54%가 사생활 정보를 도용하는 기술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미 의회와 행정부 관계자들은 「어노니마이저」, 「프라이버시 뱅크」, 「프리덤 앤 프리바시크」 등 사생활 보호용 소프트웨어 제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데 법 제정이 왜 필요하냐고 반문하고 있다.
한편 인터넷 사생활보호관련 사업자들은 법제정 여부보다도 웹사이트 운영업체와 인터넷 이용자들의 비협조적인 태도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돈을 내고 사생활보호프로그램을 이용하겠다는 웹사이트 운영업체나 인터넷 이용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웹사이트들이 방문객 명단에서 뽑은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광고및 정보 제공을 통해 돈을 벌고 있는데 사생활보호용 소프트웨어는 바로 이런 행위 자체를 막는 제품이라며 이의 사용을 거부하고 있는 것. 또 인터넷 이용자 역시 사생활보호는 당연한 것이라며 보호프로그램을 유료로 이용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에노니머스사 등은 인터넷 이용자의 동의를 얻어 구체적인 신원사항은 밝히지 않은채 성별, 연령, 취미 등 관심사항 등만을 별도로 추출해내 웹사이트나 마케팅회사에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문주용기자JYMO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