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前국회의장 이번주 소환

김덕배 前의원 긴급 체포… 박관용·강금원씨 조사
검찰 '박연차 로비' 수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6일 오전 소환 조사하고 김덕배 전 열린우리당 의원을 긴급 체포했다. 대전지검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이날 소환, 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 6일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의장은 지난 2006년 4월께 박 회장으로부터 1억원 안팎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11∼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 전 의장은 현재 한나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검찰은 또 이날 김덕배 전 의원을 체포해 박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에 대해 추궁했다. 검찰은 이번주 중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경남ㆍ김해 지역 전ㆍ현직 지방자치단체장 등 4∼5명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송금 받았다는 500만달러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연씨와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 등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번주 홍콩 사법당국으로부터 박 회장의 홍콩계좌추적자료가 전달되는 만큼 ‘500만달러’의 성격규명은 이르면 이달 중순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검찰은 강 창신섬유 회장도 소환,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개발을 위해 설립된 ㈜봉화에 70억원을 투자한 명목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강 회장이 ㈜봉화 설립을 위해 내놓은 70억원이 강 회장이 소유한 창신섬유나 충북 충주 S골프장의 돈을 불법적으로 가져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강 회장을 상대로 2007년 8월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활동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박 회장, 정 전 비서관과 ‘3자 회동’을 한 사실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박 회장 로비의혹 수사는 지난달 17일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을 전격 체포한 후 이날로 21일째를 맞고 있어 검찰 안팎에서 ‘사정 피로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 회장 로비 수사의 핵심인 노 전 대통령의 주변 수사부터 결론 내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박연차 리스트’ 수사는 뒤로 밀려 자연스럽게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수사를 신속하게 하면서도 한점 의구심이 없이 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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