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주력 3社 경영패턴 바뀌나

전자 구본준 체제 계기로
전자·화학·디스플레이
단일 시스템化 가능성 커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LG전자 수장으로 옮김에 따라 전자ㆍ화학ㆍ디스플레이 등 LG그룹의 주력 3각 편대 운영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주력 계열사인 전자를 오너가 이끌게 되면서 전문경영인이 최고경영자(CEO)로 있을 때와는 달리 주력 3각 편대 운용 방식도 구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전통적으로 각 계열사별 독립경영 시스템 아래 전문경영인의 독립적 판단으로 사업을 진행해온 것이 다른 그룹과의 차이점이다. 전자ㆍ화학ㆍ디스플레이 등 주력사의 경영도 마찬가지였다. 이렇다 보니 이들 계열사는 그룹 전체적 관점보다는 각 계열사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구 부회장이 전자의 수장 자리에 오르면서 이 같은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이 전자를 지휘하면서 화학과 디스플레이 등 주력 3개 계열사가 사실상의 단일 수장(구 부회장) 아래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LG그룹의 경우 전자ㆍ화학ㆍ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가 각 계열사별로 움직이면서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를 못 본다는 내부 분석이 있었다"며 "구 부회장을 전자 수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이 같은 이유도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구 부회장이 전자를 맡게 되면서 디스플레이와의 관계가 한층 돈독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먼저 디스플레이가 전자의 자회사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또 구 부회장이 LG그룹 LCD 기초를 닦았고 이를 발전시킨 게 권영수 현 디스플레이 사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구 부회장과 권 사장의 관계가 긍정적인 차원으로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화학 역시 구 부회장이 과거 전무로 근무했던 회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또 김반석 화학 사장을 비롯해 당시 구 부회장과 함께 근무했고 그를 따르는 임원들도 현재 적잖이 포진해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따라서 화학의 경우도 사내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구 부회장의 입김이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전자 CEO로 등극함에 따라 주력 3사의 경영패턴도 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주력 3사를 누구보다 잘알고 있는 오너(구 부회장)가 직접 경영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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