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외환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진 6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환율변동을 체크하고 있다./김동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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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6일 미국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전이되며 국제금융시장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신흥시장 중 자금을 회수하기 쉬운 우리나라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외환위기 경험에 따른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불안감을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의 이날 시황 분석.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는 설명되지 않을 정도로 시장이 불안하다. 외환위기를 겪은 경험이 있어 더욱 불안한 양상을 보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는 해외발 충격이다. 다른 나라도 달러에 비해 통화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 여기에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국내 외환수급이 악화됐고 과거 외환위기의 트라우마도 남아 있다. 미국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결국 추가적 구제금융이 필요할 것 같다. 유럽 쪽에서 구제금융이 나온다면 시장안정에 도움이 되겠지만 `신뢰의 위기'를 가라앉히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금융시장은 내년께 진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실물시장은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상황정보실 부장=금융시장이 불안한 것은 외환시장이나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 구제금융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지만 전세계적으로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미국 금융부실이 유럽으로 전염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차원에서 금융불안이 생기고 있다. 아시아권 주가가 모두 내리고 있고 환율뿐 아니라 주식시장도 큰 폭 하락하고 있다. 외화유동성 문제도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신흥시장 중 유동성이 풍부하고 거래가 잘되는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유로 지역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금리인하를 시사하면서 유로가 달러에 비해 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엔케리 트레이트 청산이 진행되면서 엔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달러가 유로화에는 강세를, 엔화에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ㆍ엔 환율이 원ㆍ달러 환율 못지않게 강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진행되는 금융불안이어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최근 신용경색이 더 심해지고 있다. 그동안 장기채 조달이 어려워지자 단기채로 자금을 조달해왔는데 이제는 단기자금 시장에서도 달러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 요인이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외환위기를 겪은 만큼 `이러다 큰일이 나는 거 아니냐'는 불안심리도 있고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 계약으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 부문, 부동산시장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가도 떨어졌다. 정부가 외화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에 해외자산을 처분해 들여오라고 했는데 금융기관의 자율적인 경영전략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다만 사정이 그만큼 급하니까 그런 아이디어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외화를 풀고 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떨어뜨리는 일을 자제해야 하지만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물량 자체가 없어 시장이 돌아가는 않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고육지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종우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대형 업체들의 선물환 매도 헤지와 관련해 달러 매물이 나오지 않고 매수 주문만 있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환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은행들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외화자산을 매각하라는 것도 심리적 부담을 주고 있다. 외화유동성 비율을 맞춰야 하는 만큼 외화자산 매각이라는 자구 노력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화유동성이 제대로 공급될지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수출이 늘어나도 대책이 없고 단기과열(오버슈팅)이 자주 발생한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올해 안에 정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철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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