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동변속기 모델이 부활하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에 따라 자동차 구매에 있어서도 경제성을 중시하면서 자동변속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연비를 발휘하고 운전하는 재미까지 더할 수 있는 수동변속기 차량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28일 관련업체에 따르면 올 들어 수동변속기에 적합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의 수동변속 모델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SUV 전문메이커인 쌍용자동차의 경우 코란도C에 수동변속기를 장착한 '코란도C 시크'가 지난 9월 전체 코란도C 판매 비중에서 15.9%를 차지할 정도로 수혜를 보고 있다. 이는 4월 출시 때의 판매 비중 6.6%에 비해 괄목할 만한 변화다. 쌍용차는 코란도C 수동변속기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7월에 프리미엄 다목적차량(MPV)인 로디우스 유로, 8월에는 코란도스포츠에 4륜구동 기술과 수동변속기를 함께 적용한 매니아 트림을 추가했다.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수동변속기 모델을 확대 적용하면서 일시적인 경제위기 대응은 물론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고유가 시대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에서도 수동변속기를 장착한 모델들의 인기가 꾸준한 편이다. 제네시스 쿠페는 약 20%, 벨로스터 터보도 약 10%가 수동으로 판매된다. 다른 차량의 수동 모델 판매 비율이 5%도 채 안 되는 것과 비교하면 월등한 수준이다.
정부도 다양한 장점을 지닌 수동변속기 차량 사용을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수동변속기 차량은 주행 중 지속적으로 클러치와 기어를 조작해야 해 졸음운전을 막을 수 있고 최근 문제가 되는 급발진도 수동변속 차량에서는 발생한 사례가 없다"며 "동급 자동변속기 차량에 비해 탄소배출도 적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이 같은 수동변속 차량의 장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쌍용차와 함께 다음달 17일 '환경부와 함께하는 코란도C M/T(수동변속기) 드라이빙 스쿨'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