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프런티어 마켓'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프리카 신흥국가들이 세계적인 금융 충격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발표한 반기별 보고서에서 "사하라 남쪽 아프리카 신흥국들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통합되고 있다"며 "이들 국가도 금융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MF는 각국 정부에 자본 흐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급격한 자금 유출입에 따른 충격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IMF가 아프리카 국가들에 금융위험을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MF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2012년 이 지역 국가들로 유입된 자금은 2000~2007년 자금유입 규모의 두 배를 넘는다. 특히 지난해에만도 가나ㆍ나이지리아ㆍ잠비아에 유입된 자금은 170억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중국의 성장세가 주춤하거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갈 경우 투자자들의 불안이 확산되면 이들 국가로부터 급격한 자금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IMF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통화가치가 폭락하면서 수입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이 심화됐다는 사실과 중국의 성장둔화로 아프리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베베 셀라시에 IMF 아프리카 지역 부총재는 글로벌 자금을 움직이는 투자자들을 '벌떼'에 비유하며 "벌은 꿀을 만들어내지만 독침도 갖고 있다"고 양면성을 경고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유동성 관리 문제가 이처럼 큰 이슈가 된 적이 없었다"며 "글로벌 투자가들이 지금처럼 아프리카에 활발히 투자하는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는 그러나 "이런 역풍에도 사하라 남부 경제가 내년에는 좋아질 것"이라면서 평균 6% 성장을 예상했다. 나이지리아는 내년에 7.4%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