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해결 돌파구 열리나

우크라 - 러 양자협상 개최 합의
교전 치열 동부 국경 폐쇄도 합의
포로셴코 "반란세력과 대화 없다"
강경 대응 입장 고수 긴장 여전

페트로 포로셴코 신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양자협상을 열기로 합의하며 외교적 해결의 작은 돌파구를 마련했다. 하지만 포로셴코 대통령은 다음날인 7일 취임연설에서 동부 분리주의 민병대가 "대화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긴장은 여전하다.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한 양국 정상은 노르망디 베누빌성에서 열린 기념식 오찬에 앞서 이뤄진 면담에서 러시아 대표가 키예프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한다는 데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기념식 후 기자회견을 열어 "우크라이나 유혈사태를 끝내려는 포로셴코 당선인의 의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당선인 신분으로 기념식에 참석했던 포로셴코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합의 소식을 전하며 "아직 잠정적이지만 사태해결을 위한 좋은 기회를 맞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측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민병대 간 교전이 치열한 동부지역 국경을 폐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가 계속되는 유혈사태로 악화일로인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이번 합의가 실현될 경우 양국 간 당국자회담은 포로셴코의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합의가 실천된다면 경제를 포함한 다른 분야에서의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환경도 조성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합의가 이뤄진 다음날 포로셴코 대통령은 키예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사태해결을 위한 중요한 요소인 친러 분리주의 민병대를 '깡패(gangsters)' '살인자(killers)'로 칭하며 "이들과의 대화는 우리의 길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분리주의자들에게 대화에 앞서 무장해제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대신 조속한 동부지역 방문, 자치권 강화와 러시아어 사용 인정 등 '당근'도 내놓았다. 올해 안에 조기 총선거 실시도 약속했지만 러시아와 분리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연방제 실시는 거부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대해서도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였고 현재도, 앞으로도 우리 영토일 것"이라며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등 독립을 선언한 분리주의자들을 대화 대상에서 배제한 만큼 포로셴코가 현재의 폭력사태를 막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지도자 데니스 푸실린은 "포로셴코의 동부지역 방문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며 대화제의를 거부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국경지역의 긴장은 계속됐다. AFP통신 등은 푸틴 대통령이 포로셴코의 취임식 몇 시간 후 국경지대 병력증강을 지시하며 국경수비 강화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주민들이 국경을 넘어 러시아로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 무장세력이 불법적으로 우크라이나로 넘어와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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