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하늘바라 서리라'

평범한 인생인 것 같지만 그 속에 우주와의 인연이 담겨져 있는 듯, 시어들이 청명하면서도 당당하다.가령 시인은 「어느 샌가 그대는 모성을 지워버리고/끊임없이 뱉어내는 무수한 유혹의 말/퇴화한 가슴으로 새 한마리 안지 못한다/퇴화한 가슴으로는 새 한 마리 안지 못한다」(서울의 밤)고 노래한다. 시인은 이렇듯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는 것 같지만, 결국 그것은 항상 생명에 대한 예찬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섬이나 산을 돌아다니면서 자연의 물성(物性)의 진지한 모습에 반한다. 물론 그 사이에는 연안부두나, 자갈치 시장과 같은 인간 군상들이 빚어낸 활기찬 생활의 현장이 함께하고 있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월간문학」신인상과 「시조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내가 주은 하얀 음표」등 몇 권의 작품집을 펴낸바 있다. 【동방·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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