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인증도 제대로 받지 않은 중국산 LED조명 제품들이 시중에 버젓이 팔리고 있어 국내 LED조명 제조업체들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국산 제품은 불량이 많고 AS 등 사후관리가 부실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싼 가격으로 시장을 교란해 국내 업체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중국산 LED조명 제품들이 위조된 KC마크와 인증번호를 달고 시중에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한국제품안전협회의 조사 결과 지난해 LED관련 불법 제품은 적발된 것만 54건에 달했다. 이는 2011년 6건, 2012년 15건에 비해 대폭 증가한 수치다.
중국산 LED조명은 원칙적으로 KC안전인증을 받아야 국내 유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인증번호를 확인하지 않고 당국의 단속도 허술해 아무 거리낌없이 활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아예 인증마크조차 없는 제품조차 시중에 출시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KC인증을 취득해 들어왔지만 사후심사에서 제품에 문제가 있어 조정 조치가 취해진 제품들도 현장에선 여전히 팔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아직 국내 안전인증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은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문제를 심각하게 하고 있다. 'U'자형 안정기 호환형 LED FPL등에 관련된 KC기준은 최근 예고 고시돼 내달께 규정이 마련될 예정이지만 중국 제품은 벌써부터 인터넷과 일반 조명매장에서 팔리고 있어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 중국산 제품은 중국 현지업체가 제조한 것을 국내 판매원이 들여오는 식이다. 판매원은 기본적으로 KC인증을 확인할 의무가 있고, AS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지기 때문에 위조된 인증을 모를 수가 없다. 하지만 이들 판매회사들은 허위 인증이란 것을 알면서도 소비자들이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 것을 악용,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시장에 내다 팔고 있다. 게다가 이들 판매원은 지속적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책임을 지는 식이 아니라, 한번에 대량으로 중국 제품을 가져와 시장에 유통시킨 후 판매가 끝나면 자취를 감춰 소비자들과 관련 업계의 피해만 키우고 있다.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제품들은 전기 감전 위험이 크고, 방열에도 신경쓰지 않아 수명이 짧고 불량이 잦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운라이트 제품의 경우 정식으로 인증을 받고 들어왔음에도 불구, 앞 커버를 손으로 돌렸을 때 쉽게 열려 감전 위험이 높아 시정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국내업체들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저가 중국산 제품의 덤핑 가격을 좇아가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고사양·고품질 LED제품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AS 확충 등 많은 비용을 투입해 상대적으로 가격을 내리면 손해를 커질 수 밖에 없다. 단돈 500∼1000원이라도 낮은 가격에 출시돼 시장을 흔들고 일회적으로 치고 빠지는 불법 중국산 제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경이다.
한 LED조명 전문업체 관계자는 "이제 겨우 LED시장이 열려 국내회사들이 관련 제품을 많이 내놓을 텐데, 이런 식으로 시장에 불법 제품들이 가격을 흐려놓고 제품에 대한 인식을 망쳐놓으면 제대로 된 제품이 나와도 시장 인식이 안 좋게 된다"며 "LED FPL등이 불법으로 유통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 계속 얘기하고 하지만 실질적 단속까지는 연결이 안되고 있어 대대적인 단속이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C마크 : Korea Certification의 약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특정 제품을 유통·판매하고자 할 경우 반드시 제품에 표시해야 하는 마크다. 안전·보건·환경·품질 등의 강제인증으로 국가적으로 단일화한 마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