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조3,000억원대의 회사채, 기업어음(CP) 사기 혐의로 기소된 현재현(65) 동양그룹 회장의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동양시멘트 시세조정에 투자자문업체 등이 개입된 것으로 보고 자문업체 대표 등을 체포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선봉 부장검사)는 동양시멘트 시세조종에 외부 작전세력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전날 투자자문업체 A사의 실질적 대표 이모씨와 주식투자 전문가 강모씨 등 3명을 체포했다. 검찰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회사 사무실과 이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주식거래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 회장과 김철 전 동양네트웍스 사장 등 그룹 임원들이 두 차례에 걸쳐 동양시멘트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종하는 과정에 이들이 동원된 것으로 보고 당시 주식·금융거래 내역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증권선물위원회는 건설경기 부진으로 자금난이 심해지자 유동성 확보를 위해 동양시멘트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지난 2월 현 회장과 김 전 사장 등을 검찰에 통보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현 회장 등은 2011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외부세력과 함께 동양시멘트 주가를 4배 넘게 띄운 뒤 블록세일(대량매매) 방식으로 내다팔아 1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6∼9월에는 동양시멘트 주식을 담보로 하는 전자단기사채를 원활히 발행하려고 투자자문업체와 연계해 주가를 최대 50% 이상 끌어올렸다.
검찰은 시세조종 과정에 현 회장이 외국 기업으로부터 유치한 자금과 일부 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횡령한 회삿돈이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박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