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지분의 절반만 팔아도 우리나라의 상장기업을 모두 손에 넣을 수 있는 맥도날드. 1937년 맥도날드 형제가 시작한 캘리포니아의 작은 식당이 오늘날의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으로 자리잡기까지 맥도날드의 성공을 이끈 비결은 무엇인가. 그러나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조지 리처의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가 찾고자 하는 것은 「맥도날드」가 아니라 「맥도날드화」(MCDONALDIZATION)이다.맥도날드화란 맥도날드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점의 원리, 즉 효율성, 계산가능성, 예측가능성 그리고 통제가 사회의 모든 부분을 지배하는 과정과 그것이 초래하는 불합리성을 말한다.
사람들은 우선 편한 마음에 냉동음식과 편의점을 애용한다. 그러나 왜 패스트푸드점에선 손님이 쓰레기를 버려야 할까에 대해서는 깊이있는 생각을 꺼린다. 사람들이 맥도날드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먹고자 하는 음식을 언제나 찾을 수 있고 또 그 가격이나 맛 역시 언제나 예측가능하다.
조지 교수는 맥도날드라는 한 회사의 단순한 성공비결에 관심을 둔 것이 아니라 몰개성적이고 비인간적인 통제 시스템을 「맥도날드화」라는 화두로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맥도날드식 식당문화는 근본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차단시킨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사이에는 일정한 룰이 형성이 되고 바로 이점 때문에 맥도날드는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똑같은 매뉴얼에 따라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표정에 똑같은 인사를 되뇌는 종업원들은 차라리 햄버거 공장의 로봇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같은 시스템을 이용하는 손님 욕시 로봇화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조지 교수는 몰개성과 인간소외가 편리성이라는 미명하에 저질러지고 있음을 예리하게 간파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맥도날드화에 저항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물론 최소한의 저항이지만. 예를 들면 이렇다.
될 수 있으면 아파트 단지에서 사는 것을 피할 것 동네 이발소나 음식점을 이용할 것 맥도날드의 단골손님이라면 점원들과 알고 지내도록 노력할 것 제목 뒤에 숫자가 있는 영화(속편)는 절대로 보지 말 것.
편리한 것만 찾지말고 사람들의 손길과 마주치라는 충고인 셈이다. 도서출판 시유시 펴냄. 1만2,000원. /이용웅 기자. YY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