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을 1년만 연장해도 6년 후에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 올라간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31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린 '제3차 인구·고령화 포럼'에서 "영국 정부의 시뮬레이션 연구에 따르면 정년을 1년 연장하면 당장은 효과가 미미해도 6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실질 GDP가 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한국 장년층 10명 중 9명은 퇴직 이후에도 계속 일하고 싶어할 정도로 근로 의욕이 높지만 재취업이 쉽지 않다"며 "정년 연장을 통해 장년 일자리 유지와 GDP 상승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질 GDP 증가율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제외한 경제성장률을 뜻하는 것으로 명목 GDP와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박 소장은 장년층 고용이 청년 일자리를 빼앗을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영국 사례를 근거로 반론을 폈다. 박 소장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지난 1977년 청년층의 높은 실업률이 고령 근로자 때문이라는 인식하에 65세 이상 남성을 조기 퇴직시키는 정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10년이 넘도록 청년 실업률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영국 정부는 경기침체가 실업률의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1988년 정책을 폐기했다.
박 소장은 "199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영국의 청년층 실업률은 장년층 실업률이 내려가면 함께 감소하는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며 "장년층과 청년층은 대체관계가 아닌 보완관계라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창립된 인구·고령화 포럼은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모임으로 보건복지부·학계·금융계 등 민관 전문가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