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책 발표 앞두고 희비교차

리모델링 '다시 주목'…재건축은 '인기 시들'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재건축 아파트와 리모델링 아파트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규제로 강남 중대형 아파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가운데 최근 평형증가 상한선이 없어진 리모델링이 재건축의 차선책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반면 정부의 각종 규제로 수익성이 악화된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한달 동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 소형 재건축은 ‘세금폭탄’에 직면한 다주택 소유자들이 우선 처분하려고 내놓으면서 인기가 시들고 있다. ◇탄력받는 리모델링=최근 건교부는 아파트 리모델링 증축가능 범위를 전용면적 30%까지 확대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다. 특히 9평으로 묶였던 평형 증가 상한선은 삭제됐고 인근 도로 끝에서 건물까지 거리에 따라 건물 높이를 제한하는 높이제한도 지자체 재량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로 해 리모델링의 수익성은 한층 높아지게 됐다. 이에 따라 서초구 방배동 일대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하던 경남아파트는 리모델링으로 사업 방향을 틀고 지난달 리모델링 건축심의를 통과하는 등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근 방배동 궁전아파트는 지난달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갔으며 삼익아파트도 대림산업을 우선 시공사로 선정하고 리모델링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아파트도 최근 지방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기로 하고 경남기업을 시공사로 선정해 본격적인 지방 리모델링 시장을 열었다. 또 풍납토성 인근에 위치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어온 송파구 풍납동 미성아파트도 리모델링을 추진, 풍납토성 개발논쟁에 리모델링이 새 대안로 부각되고 있다. 강남권 중층 노후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미륭, 강동구 둔촌동 현대, 서초구 서초동 삼풍 등도 리모델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아파트가 시세하락 주도=정부의 부동산 종합 대책 발표를 앞두고 강남의 호가 하락이 시작됐을 때 가격 하락을 선두에서 이끈 것은 강남 소형 재건축 단지였다. 정부 대책이 임박하자 집값 하락세가 주춤해졌음에도 유일하게 강남 재건축 단지만이 꾸준한 하락세를 유지하며 한달 내내 마이너스 가격 변동률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7월 마지막주 -0.37%를 기록하며 하락하기 시작해 이달 들어서도 첫째주 -0.05%, 둘째주 -0.27%에 이어 이번주 -0.15%를 기록, 한달 동안 하락세를 유지했다. 송파구 잠실주공 단지의 경우 호가가 1억원 이상 빠지고 있고 간간이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 인근 공인 관계자는 “호가 거품이 지속적으로 빠지고 있지만 아직 사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거래는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파구 가락시영과 강남구 개포주공, 강동구 고덕주공 단지들도 7,000만~8,000만원,많게는 1억원 가까이 호가가 빠진 매물이 등장하고 있지만 매수세는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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