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과 달라진 방송사 예측보도

지난 2000년 대선 결과를 성급히 단정적으로보도해 유례없는 오보 사태를 빚었던 미국 방송사들은 올해에는 `첫보도보다는 정확한 보도'에 더 무게를 둬 신중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abc, CBS, NBC, 폭스 TV 등 4대 네트워크 방송과 뉴스전문 케이블 CNN까지 포함한 방송사들은 지난 2000년 대선에서 AP 통신과 컨소시엄 방식으로 공동설립한 선거개표 전문통신 `유권자 뉴스서비스(VNS)'에 전적으로 의존함으로써 무더기 오보 사태가 빚어졌다고 보고 올해에는 자체적인 분석과 판단 기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방송사들과 AP는 2000년 대선 오보 사태후 해체된 VNS 대신 새로운 컨소시엄 `전국 선거 풀'을 결성해 개표 방송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 컨소시엄은 출구조사와각 투표소별 집계결과를 양대축으로 전체적인 선거결과를 전망한다는 점에서는 VNS와 같지만 올해는 두가지 기능을 분리한 것이 차이점이다. 지난 1800년대부터 개표 집계를 자체 수행해온 AP는 이번 선거보도에서 투표소별 집계를 전담하게 되며 이와는 별도로 출구조사와 선거판세 전망은 에디슨 미디어리서치와 미토프스키 인터내셔널 등 두 여론조사기관이 담당하게 된다. AP와 여론조사 기관들은 다른 데이터와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자료는 배제하는등 집계와 전망에 신빙성을 더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마련해두고 있다고 관계자들은설명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각 방송사들이 컨소시엄의 자료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대선 결과에 대한 판정을 내릴지 여부를 결정할 `판정 데스크'를 가동한다는 점이다. CBS의 린다 메이슨 부사장은 "자료는 자료일 뿐"이라면서 "각 방송사들의 판정데스크들의 판단은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메이슨 부사장은 CBS의 경우 컨소시엄에서 제공받는 자료 이외에 자체 통계전문가와 분석가, 특히 접전지역에 중점 배치한 자체 취재진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수시로 취재된 내용을 방송해 투명성을 높임으로써 궁극적으로 신뢰도와 정확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한걸음 더 나아가 각 주별 집계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승자 판정을 내리지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출구조사 등을 근거로 선거당일 초저녁에 이미승자를 예측해 보도하는 일은 올해에는 재현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론감시단체들은 아직도 불완전한 자료 수집 및 분석체계를 감안할 때여전히 오보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우려한다. 게리 힐 직업언론인협회 윤리위원장은"방송사들과 AP가 비용절감의 차원에서 경쟁보다는 서로 협력하기로 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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