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개발지도가 변한다] <4> 강서구

R&D·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난다
마곡-첨단산업 메카로 육성·양천향교 복원
방화뉴타운 들어서면 주거환경 업그레이드
지하철 9호선·인천공항철도등 교통 좋아져



정보기술(IT)과 바이오(BT), 나노(NT) 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은 서울 마곡지구. 즐비하게 늘어선 빌딩 사이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한 줄기 운하가 흐르고, 그 위에는 유람선 한 척이 한가로이 떠 있다. 한강 선착장으로 향하던 유람선이 잠시 멎은 곳은 궁산 자락. 옛 선비들의 자취가 남아있는 양천 향교(鄕校)와 겸재 기념관에 들러 전통 문화와 미술을 체험하고 나온 관광객들이 오솔길을 따라 궁산 공원에 오른다. 장엄한 해넘이 속 한강과 행주산성, 북한산, 월드컵공원 등이 한 눈에 들어오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탄성이 터져 나온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있을 법 하지 않은 풍경, 강서구가 머지 않은 미래에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그린 밑그림이다. 구의 계획대로라면 양천(현재의 강서구 지역) 현령을 지낸 겸재 정선이 궁산에 올라 화폭에 담아냈던 진경산수(眞景山水)의 풍경이 300여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적으로 부활하는 셈이다. 서울 어느 자치구보다도 속도가 빠른 변화의 중심에는 마곡지구가 있다. 십수년 간 ‘개발 예정지’의 딱지만 붙어있던 103만평 규모의 너른 벌판은 이달 중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받아 오는 2008년 1월부터 ‘마곡 R&D 시티’로의 변신을 시작할 예정이다. 마곡지구 남측 인접지역에서는 발산택지지구 개발도 한창 진행 중이다.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발맞춰 마곡지구를 관통해 한강으로 연결되는 1.4km길이의 소운하를 만든다는 게 구의 계획. 방화동 서북쪽 끝에서부터 한강 물길을 따라 개화산의 옛 봉수대 복원, 서남하수처리장 복개를 통한 공원화, 양천 향교ㆍ향아 복원와 겸재 기념관 건립, 허준 박물관 활성화, 올림픽대로변 하천부지 4km 공원화 등의 사업이 마곡지구 개발과 맞물려 준비되고 있다. 김포공항 앞 6만여평의 유휴부지에 호텔ㆍ백화점ㆍ할인점 등 복합시설을 꾸미는 롯데 주도의 ‘스카이파크’ 사업과 여유 활주로에 총 27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을 짓는 사업도 각각 2011년, 2010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마곡지구 개발와 관광벨트 조성이 강서구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작업이라면 방화 뉴타운은 주거환경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사업이다. 연말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 2008년 방화6지구를 시작으로 3ㆍ4지구(2011년), 7ㆍ8지구(2012년), 2ㆍ5지구(2013년), 1지구(2014년) 순으로 사업에 착수해 총 7,530여가구의 새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다. 화곡3주구 재건축사업은 현재 조합을 설립한 상태로, 이미 입주한 1주구와 공사가 진행 중인 2주구를 합하면 총 6,900여가구 규모의 대규모 주거지로 거듭난다. 화곡동 일대 다세대ㆍ다가구 주택 밀집지역은 아직 노후율이 40~50% 수준이어서 재개발(노후율 60% 이상)에 착수하려면 4~5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가양동 일대에 남아 있는 제일제당, 대상 등 크고 작은 공장부지의 활용방향도 관심거리다. 서울시는 용적률을 크게 낮추고 공공용지 기부채납을 하는 조건으로 이들 준공업지에 공동주택 건립을 허용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교통 환경도 크게 개선된다. 지하철 9호선, 인천공항철도 신설로 서울 도심, 강남권 접근성이 좋아지는 데 더해 김포공항을 중심으로 엇갈리는 김포신도시~김포공항간, 안산~소사~김포공항~대곡간 경전철이 놓일 예정이다. 올림픽대로와 방화로, 방화대교를 잇는 도로 개설도 추진되고 있다. 김석근 강서구 도시관리국장은 “전체 면적의 60%가 그린벨트인 데다 김포공항 항로의 고도제한 등으로 개발 제약이 많다”며 “대신 첨단산업과 문화관광이 어우러지는 저밀도의 쾌적한 도시로 재탄생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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