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업과 선진국에 대한 해외직접투자를 늘릴수록 무역수지가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전자부품ㆍ영상음향 등 중공업은 노동집약적 조립공정만 해외에서 하고 주요 부품과 원부자재는 국내에서 생산ㆍ공급하는 분업형태여서 수출에 플러스(추정계수 0.03) 효과를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한국은행은 지난 90년부터 2001년까지의 해외직접투자 분기자료를 이용해 업종별 수출함수를 추정한 결과 섬유류ㆍ신발류 등 경공업 투자는 수출에 마이너스(추정계수 -0.15)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보고서는 경공업 투자의 대부분이 노후 생산시설 이전이어서 국내 자본재의 수출유발 효과가 크지 않은데다 현지에서 만든 제품가격이 국내가격보다 싸 우리나라의 수출시장을 잠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선진국에 대한 투자가 수출에 마이너스(-0.54) 효과를 가져와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기업이 현지시장 확보 또는 무역장벽을 피하기 위해 기존 수출방식을 현지생산ㆍ판매로 바꾸고 있는데다 현지에서 품질이 우수한 소재ㆍ부품을 직접 조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 대한 투자는 현지산업의 미발달로 국내 소재ㆍ부품을 들여다 쓰는 수출유발 효과가 크고 현지법인이 새로운 판로개척과 신규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에 수출에 플러스(0.37)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앞으로 해외직접투자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국내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고부가가치 업종은 국내에서, 단순조립ㆍ가공 공정은 해외에서 맡는 산업 내 국제분업체제 구축 ▦현지진출 업체간 과당경쟁을 막기 위한 투자업종의 다각화 등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문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