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삼성ㆍLG 브랜드를 내세우고 국내에서는 하우젠ㆍ휘센 등 제품별로 독립 브랜드를 사용하는 국내 가전업계가 브랜드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별도 브랜드 관리에 따른 비용부담을 줄이면서 시너지 효과 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일본의 마쓰시타전기가 90년 동안 사용해온 국내외 이원화 브랜드 전략을 버리고 상호와 상표를 '파나소닉'으로 단일화한 것처럼 국내 가전업계도 국내외 브랜드를 단일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쓰시타가 해외에서 파나소닉, 국내에서 내셔널로 이원화된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내셔널은 하급상품으로 인식되게 됐다"며 "브랜드 관리비용 절감과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마쓰시타가 해외상표인 파나소닉으로 브랜드를 통일하는 원 브랜드 전략을 택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ㆍLG전자 역시 마쓰시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해외에서는 수십년간 제품이 아닌 삼성ㆍLG를 자체 브랜드화해 키운 반면 국내에서는 애니콜ㆍ하우젠ㆍ디오스 등 독자 브랜드를 육성하면서 국내외 브랜드 간 갭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ㆍLG전자도 국내외 이원화 브랜드 전략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비용도 많이 드는데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이르러 통합 브랜드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제품에 대해 에어컨ㆍ세탁기ㆍ오븐 등에는 하우젠, 냉장고는 지펠, TV는 파브 등의 독자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LG전자도 엑스캔버스(TV), 휘센(에어컨), 디오스(냉장고) 등의 독자 브랜드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LED TV 출시를 계기로 국내외 TV 브랜드를 단일화했다. 그동안 삼성은 TV의 경우 해외에서는 '삼성', 국내에서는 '파브'로 브랜드를 운영해왔는데 이를 '삼성 파브'로 단일화한 것. 해외에서 더 잘 알려진 삼성을 붙여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파브가 삼성 제품임을 더욱 부각시킨 것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삼성 파브'의 단일 브랜드 성과를 살펴 하우젠ㆍ휘센 등 다른 제품에도 삼성 명칭을 붙일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해외에서는 LG 자체를 브랜드로 사용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엑스캔버스ㆍ휘센ㆍ디오스 등을 사용해오고 있다. 이 회사는 향후 이들 브랜드 앞에 해외에서 더 잘 알려진 'LG' 로고를 넣어 'LG 휘센(범례)' 등으로 단일화해 국내외 어디서나 LG 제품임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이미 제품에 상관없이 삼성ㆍLG 로고 자체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해 국내외 원 브랜드로 할 수 있는 여건은 성숙됐다"며 "국내외 이원화 브랜드 운영에 따른 문제점 등에 대해 국내 가전업계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국내 가전업계의 원 브랜드 전략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