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공정위장 "우물 길어내기 그만두면 말라버려…"
대구 상의 강연서 '박제가론' 인용…재벌개혁의지 우회표현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
재벌 개혁과 관련해 재계와 여타 부처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는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조선시대 실학자 박제가를 예로 들어 최근의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강 위원장은 7일 오전 대구상공회의소 주관으로 열린 조찬강연회에 참석, 지역 경제인들을 대상으로 박제가를 모델로 강연을 시작했다.
최근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내놓은 후 재계가 경제5단체 회동을 통해 공정위를 압박하고 재정경제부 등도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등 저항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조선 시대 실학자로 개혁을 추진하다가 관료사회의 저항으로 좌초했던 박제가를 떠올린 것이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실패한 박제가'와 달리 표표히 개혁의 원칙을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위원장은 이날 거시경제 부분을 언급하며 박제가의 '우물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물은 퍼내면 늘 물이 가득하지만 길어내기를 그만두면 말라버린다"며 소비를 통한 생산유발 효과를 강조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입력시간 : 2004-05-07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