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불법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1일 경기도 분당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공운영 전 안기부 비밀도청팀 ‘미림’ 팀장에 대해 본격적인 방문조사에 착수했다. 방문조사는 공씨의 영장실질심사 예정일(4일) 전일인 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날 “공씨의 영장실질심사 이전에 주요 의혹에 대한 혐의를 확정짓기 위해 검사 1명과 수사관 2명을 공씨가 있는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동안 병원에 파견한 수사관을 통해 공씨로부터 개략적인 얘기를 들었지만 신문 등 정식조사를 하지 않았었다.
검찰은 이날 공씨를 상대로 도청테이프 274개와 녹취보고서 13권의 보관 경위, 이들 도청자료가 지난 99년 국정원에 반납한 것과 동일한 것인지, 숨겨둔 테이프가 더 있는지, 범죄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는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담당자들이 보안 각서를 쓰는 등 철저한 보안 속에 지난달 27일 공씨 자택의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도청테이프 274개의 내용을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재미교포 박인회(구속)씨로부터 안기부 도청자료를 넘겨받아 MBC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이상호 기자에 대해서도 조만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나 이기자와 MBC측에서 내부조율을 이유로 소환에 응하지 않아 조사시기는 유동적이다.
검찰은 이밖에 지난달 28일 재미교포 박씨 아버지 집을 압수수색한 과정에서 확보한 녹취 요약서 3건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 요약서는 도청테이프 내용 중 핵심사항을 정리한 것으로, 이번에 문제가 된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과 홍석현 주미대사의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