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 내달부터 시행국내은행들이 환란 이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확충하기 위해 앞다투어 발행했던 고금리 후순위채를 조기에 상환, 금리부담을 덜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수익력이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17일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을 개정, 은행들이 고금리 후순위 채무를 정리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만기 전이라도 후순위 채무를 상환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오는 9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지금까지는 개별 은행의 BIS비율이 10%를 넘는 우량한 수준이라도 후순위채를 상환한 후 떨어진 BIS비율을 만회할 수 있는 대체 자기자본 확충수단을 찾을 때에만 금감원이 조기 상환을 허용했다.
후순위채는 은행의 계정상 '부채항목'에 잡혀 있는 것으로, 통상 높은 금리를 지불하더라도 은행들이 자기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발행했다.
그러나 이번 감독규정 개정에 따라 은행들은 후순위채를 상환한 후 BIS비율이 10%만 넘으면 상환에 따라 BIS비율 하락폭을 만회할 대체 자본조달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 BIS비율이 8% 이상이나 10% 미달인 은행은 지금처럼 상환에 따라 자기자본 하락폭을 채울 수 있는 자본확충 수단을 찾았을 때에만 만기 전 상환을 허용하기로 했다.
국내은행들은 지난 6월 말 현재 17조6,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갖고 있으며 평균 조달금리는 연8.7%에 달하고 있다. 이는 회사채 평균 금리 6.5% 수준보다 2%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은행들은 높은 값을 지불하고 자본확충에 나서왔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