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연예인을 위해 병원장을 협박해 금품을 제공하도록 한 현직 검사가 검찰 사상 처음으로 공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검찰청 감찰본부(이준호 본부장)는 22일 자신이 기소했던 에이미를 위해 병원장을 협박해 무료 수술을 하게 하고 돈을 받도록 해준 혐의(형법상 공갈 및 변호사법 위반)로 춘천지검 전모 검사를 구속기소했다. 현직 검사가 기소된 건 지난해 1월16일 자신이 수사한 사건을 매형이 근무하는 법무법인에 소개한 서울중앙지검의 박모 검사에 이어 1년 만이며 공갈 혐의로 구속기소된 것은 66년 검찰 역사상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전 검사는 지난 2012년 11월께 에이미의 부탁을 받고 에이미가 성형수술을 받은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최모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협박 발언을 해 지난해 3월까지 세 번에 걸쳐 700만원 상당의 무료 성형수술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 검사는 최 원장에게 "여성에 대한 재수술을 해주면 다른 검찰청에서 수사 중인 사건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해주고 그렇지 않으면 압수수색 등의 방법으로 병원 문을 닫게 하겠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했다.
전 검사는 또 같은 기간에 "에이미의 성형수술 부작용에 따른 다른 병원 치료비도 보전해달라"는 취지로 말해 9차례에 걸쳐 총 2,250만원을 최 원장에게서 송금 받아 에이미에게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전 검사에게는 형법상 공갈과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공갈죄는 사람을 공갈해 재물을 받아내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경우 성립한다.
이 본부장은 "앞으로 이러한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평시 감찰을 철저히 하고 대검 공무원 행동강령과 검사 윤리강령의 준수 등을 포함한 청렴교육을 강화해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일이 더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