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특수의 마지막 절정을 기대했던 '골든 위크'가 막을 내렸지만 국내 유통업계는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안정세가 계속 이어진데다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 파동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씀씀이가 예상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소공동 본점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구매하는 상품군의 매출을 집계한 결과 명품잡화와 화장품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와 33%씩 신장했다. 이 외에도 김류(57%)와 젓갈(53%), 김치(109%), 한차류(33%) 등 일본인들이 즐겨 찾는 식품군의 매출도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3월 20~22일 춘분절 연휴기간 동안의 매출신장률과 비교해보면 성장폭은 다소 둔화됐다. 실제로 지난 춘분절 연휴기간 롯데백화점 본점의 명품잡화와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2%와 36% 증가했으며 김(112%)과 김치ㆍ반찬류(150%), 가공식품(120%), 한차류(59%) 등도 이번 골든위크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역시 지난 1~5일 명품 78%, 화장품 23%, 가공식품 15.3%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지만 춘분절 연휴에 비해선 성장폭이 줄었다. 지난 3월 춘분절 연휴기간 명품(94.1%)과 김ㆍ미역 등 해조류(122.2%)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안팎의 매출신장률을 올렸으며 화장품ㆍ잡화매출도 52.8% 신장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명동지역 편의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편의점업체 GS25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명동지역 6개 매장의 매출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2%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반면 같은 기간 강원도와 제주도 등 내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지역의 편의점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량 매출이 뛰어오르며 대조를 이뤘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 상승세가 주춤한데다 신종 인플루엔자 파동까지 겹치면서 올해 골든위크 특수가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며 "앞으로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국내 유입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