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가운데 하나인 영국의 피치사는 10일 한국의 정치 불안정이 경기 회복을 저해할 수 있으며, 이는 국가 신용등급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입장은 지난 9일 한국의 정치 상황이 당장의 관심사항은 아니라고 밝힌 무디스의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피치사는 이날 발표한 `동아시아의 선거와 신용위기`란 보고서에서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정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고, 이러한 불확실성은 기업들의 투자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는 여전히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경기 회복은 기업들의 투자 회복에 의존하고 있다고 피치는 덧붙였다.
또 최근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진통을 겪은 데서 나타나듯 정치 불확실성은 정부 정책의 효율성을 떨어트리게 된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한국이 약한 경기 회복세에 그칠 경우 이는 신용등급 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피치는 한국 신용등급을 타이나 홍콩보다 낮은 A로 매기고 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