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P, 정부 승인 없이 원유 수출… 미국 40년 금수조치 해제 신호탄?

초경질원유 해외판매 계약

메이저 원자재 업체 중 하나인 BHP빌리턴이 미국산 원유(초경질원유·컨덴세이트)를 미국 정부의 공식승인 없이 수출하기로 했다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WSJ)이 보도했다. 순수한 원유와 달리 정부 승인 없이도 정제유 수출은 가능한 현행법 체계를 교묘히 이용해 기초적 가공만 거친 사실상의 원유인 컨덴세이트 수출이 가능했는데 향후 유사한 사례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BHP빌리턴은 이날 5,000만달러 규모의 텍사스산초경질원유(컨덴세이트) 60만배럴을 해외에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WSJ는 메이저 원자재 업체가 미국산 원유를 정부 승인 없이 해외에 수출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지난 40년간 지속돼온 미국의 원유수출금지 조치 해제를 위한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6월에도 에너지 회사 2곳이 정부 승인하에 초경질원유를 해외에 수출한 사례가 있었다.

현재 미국에서는 원유수출금지 조치를 놓고 찬반 양론이 거세다. 공화당과 석유 메이저 업체들은 원유수출이 미국의 수출과 경기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금수조치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파는 원유수출로 미국 내 휘발유 값이 오르면서 소비자에게 부담이 된다는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정부가 석유수출금지 조치를 없앤다고 미국 휘발유 가격이 곧바로 오르는 것은 아니며 시장의 반응에 달려 있다"는 내용의 금수조치 폐지를 뒷받침하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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