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재권 분야 반드시 타결" 의지 불태워

내달하순 공직 떠나는 남영숙 교섭관
한미FTA 이후 가장 주목받아…대학강단 서기로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채용돼 다음달 하순 공직을 떠나는 남영숙(46ㆍ사진) 교섭관이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6차협상에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규범이슈 분과장을 맡으면서 지적재산권 분야의 협상을 진두지휘하는 남 교섭관으로서는 마지막 FTA 협상이다. 남 교섭관은 지난해 4월 한미 FTA 타결 이후 언론에 가장 주목받았던 여성 협상가였다. 우리 측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김한수 수석대표는 “남 교섭관이 공직을 떠나는 마지막 협상에서 지재권 분야만은 반드시 타결을 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며 “또 타결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표의 발언대로 남 교섭관이 마지막 협상을 주도할 지재권은 타결 가능성이 높다. 지재권에서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EU 측이 음식점 등 공공장소에서 음악을 틀면 가수 등 저작인접권자에게 보상금을 주는 공연보상청구권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측은 소규모 상인과 소비자 피해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또 샴페인 등 농산물ㆍ포도주ㆍ증류주의 지리적 표시에서 EU 측은 보호 수준을 강화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우리 측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협상 시작부터 불거졌던 이 같은 입장 차는 점차 수렴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남 교섭관은 서슬 퍼런 5공화국 시절 여당 실세인 남재희 의원의 딸이었지만 고려대 경제학과 재학 중 시위 주동 혐의로 철창 신세를 지기도 했다. 이후 미국 유학과 국제기구 근무를 통해 통상협상 전문가로 변신, 한미 FTA 통신분과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한미 FTA 협상 분과 중 통신분과에서 기술표준을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미국 측 요구에 “Over my dead body(내 시체를 밟고 가라)”라며 배수진을 쳐 결국 미국 측을 설득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남 교섭관은 6차 한ㆍEU 협상을 끝낸 뒤 오는 3월부터는 이대 국제통상과 정부개발원조(ODA) 분야를 가르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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