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숙제' 해결…금융규제 국제공조 등 활기 띨듯

■ 美 건보개혁안 통과
오바마 개혁정책 힘실려 교역국 통상압력 강화 MD구상 발언권도 커져
양당 합의 전통 무시 정치적 역풍 가능성 재선 승리 담보 미지수


SetSectionName(); '100년만의 숙제' 해결…금융규제 국제공조 등 활기 띨듯 ■ 美 건보개혁안 통과오바마 개혁정책 힘실려 교역국 통상압력 강화 MD구상 발언권도 커져양당 합의 전통 무시 정치적 역풍 가능성 재선 승리 담보 미지수 뉴욕=권구찬특파원 chans@sed.co.kr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미국의 성숙한 의회 민주주의가 돋보이는 하루였다. 휴일인 21일 밤(현지시간) 미국 의회를 통과한 건강보험 개혁 법안은 미국 정치의 대화와 타협ㆍ설득의 미덕을 유감없이 드러낸 하나의 '정치 이벤트'였다.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법안 통과를 진두지휘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야당인 공화당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회 민주주의의 기본을 철저히 지켰다. 다수당의 위세를 이용한 날치기 통과 등 편법을 시도하지 않았다. 민주당 내의 이탈표나 공화당의 반대 의원에 대해서도 지역구민에게 약속한 자신의 의견을 바꿀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줬다. 공화당도 '단상 점거'나 '마이크 빼앗기' 등 의회 민주주의를 욕보이는 반칙을 쓰지 않았다. 자기당 의원에게 환호를 보냈지만 반대당 의원 발언에 무차별적인 야유를 퍼붓지 않았다. 공화당은 결국 '7표 차이'라는 다수결 논리에 깨끗이 승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표결이 있은 21일에도 하루종일 집무실에서 반대 성향의 민주ㆍ공화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마지막까지 설득하는 열의를 보였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하원 법안 표결 때 반대표를 던졌던 의원 중 7명이 찬성으로 마음을 바꿨다. 이에 앞서 그는 지난주 건강보험 개혁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에어포스원'에 동승시키거나 백악관에 직접 불러 독대해 설득하는 인내심을 발휘했다. 보수파를 끌어안기 위해 평소 '방송도 아니다'라며 비난했던 폭스뉴스의 인터뷰까지 응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상ㆍ하원 의장, 양당 원내대표 그리고 건보 개혁 법안 관련 상임위의 민주ㆍ공화당 의원 40여명을 초청해 8시간 동안 끝장토론을 벌여 최후의 타협을 유도하기도 했다. 건보 개혁 법안 통과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최대의 정치적 승리를 따냈다는 평가를 받게 된 이면에는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존중이 담겨 있다. 지난 1912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국민건강보험 도입을 대선공약으로 내건 후 줄잡아 100년 만의 결실이자 역대 정권에서 그 누구도 풀지 못했던 숙제. 보험회사의 로비와 기득권층의 저항, 사회주의 개념에 대한 거부감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굳어진 '100년의 벽'을 넘어선 오바마 대통령은 덕분에 여야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기점으로 그간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해온 각종 개혁 법안이나 대외정책이 더욱 무게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이 대아시아 정책. 오바마 대통령은 건보 개혁 법안 통과를 위해 최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방문 일정마저 미뤘다. 그러나 이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법안 통과로 홀가분하게 중국 등 주요 교역국과의 환율 문제나 무역역조 문제에 집중할 여유와 자신감이 생겼다. 이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연초부터 강조해왔듯 금융위기로 파탄 지경에 이른 미국의 경기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무역흑자국인 중국과 일본ㆍ독일은 물론 한국ㆍ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통상압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그동안 미뤄졌던 한국ㆍ콜롬비아ㆍ파나마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등도 조기 비준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게 됐다. 미국의 제조업체와 농축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FTA의 조기 발효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내치 차원에서도 월가발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돼온 대형 은행들의 과도한 레버리지와 무분별한 파생상품 투자 등에 대한 제한 등 금융규제에 한층 강도 있게 밀고 나갈 수 있게 됐다. 물론 이와 관련한 유럽국들과의 국제공조도 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러시아와 유럽 등 강대국들과의 외교협상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와의 핵무기 감축협상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유럽 국가들과의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 협상에서 미국의 발언권이 크게 강화될 것이 분명해보인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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