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월드 채권 반값에 처분

은행들 "채무 조정안 진행땐 보유가치 없어"

은행들이 최근 절반 값에 두바이월드 채권을 처분하고 있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두바이월드 채권은행들은 더 이상 채권을 보유할 경우가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절반 값에 채권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두바이 국영기업 두바이월드는 지난해 11월 590억달러 규모의 채무 상환유예(모라토리엄)을 전격 선언한 이후 6개월만인 지난 5월 채권단 그룹과 235억달러 규모의 채무 조정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FT는 "이달 초 2,500만달러 규모의 채권이 액면가의 55% 수준에서 처음 거래됐으며 투자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그 비율이 40~5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 투자가는 "액면가의 55%도 분명히 비싼 편"이라며 "채무 조정안대로 진행되면 채권 수익률이 너무 낮아서 (채권을) 보유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무 조정안에 따르면 235억달러의 채무 가운데 144억달러가 분할상환되며 89억달러는 주식으로 전환된다. 분할상환되는 채무의 경우 44억달러를 5년 만기, 100억달러를 8년 만기로 지급한다. 최저 금리는 1%이고 여기에 1.5~2.5%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얹어주는 조건이다. FT는 "두바이월드의 채권 가격이 반토막날 것이 확실해졌다"며 "앞으로 투매거래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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