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골머리

개인 e메일 논란, FBI 수사 착수… "심각한 국면 진입"
"불똥 어디로" 캠프내 우려 확산
오바마와 조우, 대화 내용 눈길

미국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재임 시절 내부 기밀자료를 개인 e메일로 주고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갈수록 궁지로 몰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FBI)이 국무부 직원 중 누가 기밀정보를 국무부 전산망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e메일 계정으로 전달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FBI는 당시 국무부 직원들의 e메일에 대한 접근을 추진하고 있다.

국무부 직원들은 지난 2009∼2011년 기밀이 분류되지 않는 시스템으로 e메일을 사용했고 이 중 일부가 클린턴 전 장관에게 전달됐다. 또 FBI는 중국과 러시아가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서버를 해킹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수사 당국자들은 클린턴 전 장관은 이번 수사의 표적이 아니며 그가 법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힐러리 전 장관은 이날 아이오와주 유세에서 "개인 메일 서버에서 기밀로 분류된 e메일을 주고받지 않았다"며 "공화당의 정치 공세"라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클린턴 진영은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FBI 수사 착수로 개인 e메일 사용 논란이 더 새롭고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치적으로 위험한 사안이 됐다"며 "클린턴 캠프 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FBI 수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2명의 감찰관이 지난달 말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e메일 문제에 대해 법무부에 정식으로 조사 의뢰를 한 데 따른 조치다. AP통신은 감찰관이 최소한 2건의 e메일에서 1급 기밀을 확인했고 미군의 드론(무인기) 작전 관련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e메일 논란에 클린턴 전 장관의 신뢰도가 타격을 받고 지지율도 하락하고 있다. 폭스뉴스가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유권자의 58%는 "기밀정보는 개인 e메일 서버에 담지 않았다"는 클린턴 전 장관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응답했다. 또 54%는 클린턴 전 장관이 개인 서버 이용으로 미국을 위태롭게 했다고 답했다. 또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1월 첫 민주당 경선이 열려 '대선 풍향계'로 통하는 뉴햄프셔주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 의원에게 처음으로 지지율이 역전당했다.

이처럼 위기에 처한 클린턴 전 장관이 4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만남을 가지면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지인 매사추세츠주 마서스비니어드섬에서 열린 버넌 조던 전 전미도시연맹 회장의 80세 생일잔치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골프 라운딩을 가진 후 파티장에서 기다리던 클린턴 전 장관과 만나 얘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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