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식품의 대중화

생선은 최고의 자연건강식품으로 육류에 비해 지방은 적고 몸에 좋은 불포화 지방산이 훨씬 많아 우리 몸의 콜레스테롤 합성을 막아주면서 현대인의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탁월하다. 또 성장기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고등어, 꽁치 등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으면 두뇌발달에도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 수산업은 활어 소비적체와 수산물 소비부진의 깊은 불황 속에 침체에 빠져있어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전국 수산인들이 끊임없이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전국 수산인과 유통관계자 그리고 학계 등 수산계 인사가 중심이 돼 우리수산물 소비촉진 활성화를 위해 발족한 `바다먹거리사랑협회`가 그 주체이다. 이 협회는 지금까지 단순하게 우리 수산물이 좋다는 감성적이고 피상적인 소비 촉진 구호보다는 실질적으로 수산물의 소비를 늘리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 결과, `100만인 생선초밥 먹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 운동은 지금까지 활어회나 식탁에 올라오는 생선 찌게나 구이의 전통적인 소비패턴에서 벗어나 고급음식으로만 여겨지던 생선초밥을 대중화시켜 생선 소비를 다양화한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생선초밥은 소비자가 매일 먹어야 하는 주식(主食)의 개념보다는 가끔 먹고싶을 때 먹는 기호식품 정도로 인식하고 있어 우리 활어 소비촉진에 큰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만약 생선초밥을 주식처럼 매일 1끼씩 먹을 수 있는 식생활 전환이 이루어지면 우리 수산물 소비의 근본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엄청난 전기를 마련 할 수 있을 것으로 수산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또 생선을 싫어하는 청소년층에도 생선초밥으로 우리 수산물을 즐겨 먹게 한다면 미래 주 소비자층인 청소년층에게 보다 쉽게 우리 수산물을 사랑하게 할 수 있는 이점도 있는 셈이다. 일본은 `스시`라는 이름으로 자국민에게 생선초밥을 대중화시켰고 지금은 이 스시가 미주지역은 저지방식품으로, 유럽에서는 다이어트 및 영양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세계적인 식품으로 수산물 소비촉진효과는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이 이처럼 생선초밥을 대중화한 동기는 1980년대부터. 육류수입 개방과 그에 따른 육류위주로 주식화되면서 쌀보다는 빵 위주의 식생활 변화로 인한 쌀과 생선소비가 동시에 줄어드는 위기를 맞게 됐다. 일본정부는 이 위기를 효과적으로 헤쳐나가기 위해 정책적으로 초밥의 대중화 정책을 추구했던 것이다. 실제로 이 운동이 성과를 얻게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적체상태에 있는 활어 소비촉진은 물론이고 남아도는 쌀도 동시에 소비하는 이중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국가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다. 바다먹거리사랑협회가 실제 조사한 생선초밥의 소비량을 보면 성인 1명이 생선초밥 1담긴 1인분을 먹을 때 1개당 10g의 생선살과 20g의 쌀이 소비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백만인이 한끼의 식사로 생선초밥을 먹으면 생선은 100톤, 쌀은 200톤의 소비효과가 있는 셈이다. 이를 연간 단위로 환산하면 생선은 3만6,500톤 쌀은 7만3,000톤의 소비가 가능해 생선이 많이 소비되면 어민이 살고 쌀이 많이 팔리면 농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생선소비 3만6,500톤은 현재 과잉생산과 수입수산물의 과다 수입으로 횟감용 생선이 연간 남아도는 약 4만톤을 한꺼번에 소비할 수 있는 양인 셈이다. 물론 생선초밥을 조리할 수 있는 전문적 기능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생선초밥 소비를 늘릴 수는 없다. 그래서 바다먹거리사랑협회는 100만인 생선초밥 먹기운동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우선 생선초밥을 조리할 수 있는 기능사를 양성하기 위한 `생선초밥아카데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수산물 소비를 늘리고 수산식품 대중화를 이뤄내고자 추진하는 백만인 생선초밥먹기운동이 일시적으로 반짝하고 마는 이전의 소비운동과는 달리 온 국민의 관심속에 지속적으로 추진돼 침체의 터널에 있는 우리 수산업에 활력소가 되었으면 한다. <차석홍(수협중앙회장)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