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국회의원이 지역구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중앙부처 건물에서 무기한 농성을 들어가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윤석(전남 무안ㆍ신안군) 민주당 의원은 최근 무안 현경-해제간 도로확장 공사가 취소된 데 반발, 21일부터 과천 정부종합청사내 국토해양부 장관 접견실에서 이틀째 농성 중이다. 이 공사에는 당초 75억원의 예산이 배정됐으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타당성 재조사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지면서 사업이 무산됐다. 이 의원은 “국회에서 편성한 예산을 경제성을 내세워 집행하지 않는 것은 주민들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이는 ‘예산 마피아’의 농간이자 4대강 사업에 예산을 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부처 건물, 그것도 장관실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지역구 예산 챙기기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붕 국토부 대변인은 “시민단체 관계자도 아니고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부처에서 농성을 하는 것은 초유의 일”이라며 “국회 예산 심의 등을 통해 권한을 행사할 여러 방법이 있을 텐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행정부의 일방적인 사업 중단은 국회의 권한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불합리한 예산제도가 시정되고 낙후지역 배려를 위한 예산이 반영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해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