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디자인 시장 선도할 틀 마련"

제1회 광주디자인 비엔날레 총감독
이순종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이번 디자인비엔날레는 우선 틀을 만들어놓았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 틀을 가지고 계속 비엔날레를 이어나가면 우리가 세계 디자인 발전을 선도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17일간 치뤄진 제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던 이순종(53)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17일 “흔히들 이 시대를 문화의 시대, 디자인의 시대라고 하는데 비엔날레는 한국을 디자인중심국가로 끌어갈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매력이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시간이 촉박했지만 80점에서 90점 정도 점수는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디자인 분야에서 '비엔날레'라는 것을 세계 처음으로 하다 보니 목표 설정부터 프로그램 구성까지 난감한 일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 교수가 '세계 처음'이라고 하는 것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디자인 관련 세계 3대 단체, 즉 세계디자인단체협의회, 세계그래픽디자인단체협의회, 세계인테리어디자인단체협의회로부터 모두 공인을 받았다는 뜻. 비엔날레가 요구하는 전시행사, 국제회의, 워크숍 및 이벤트 등 모두 4개 부문의 프로그램을 각각의 틀에 맞춰 행사를 잘 치러냈다는 얘기다. 디자인 중에서도 그의 관심은 주로 도구디자인 쪽에 쏠려 있다. "디자인이 좋은 것이 누구라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삶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죠. 가구, 조명, 헤어스타일, 옷, 신발, 자동차 이런 것들은 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선택하고 만들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이번 디자인비엔날레도 남녀노소가 다 함께 즐길 수 있었던 것이지요." 이 교수는 디자인을 얘기할 때는 '꿈을 꾸는 것',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 화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이 사람의 삶을 아름답게 또는 편리하게 한다든지 바르게 이끌어가도록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도구라는 것은 사람들의 생활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자연히 자동차, 가구, 컴퓨터, 휴대폰 같은 도구를 디자인하게 될 때는 미래를, 또 삶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비엔날레를 벌써 5회 째 해온 광주에서 이번에 디자인비엔날레를 처음으로 개최하게 된 배경에는 순수미술과 응용미술을 대비해보자는 의도도 깔려 있다.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보는 미술작품들이 개념적이고 순수하고 주관적인 예술이라면 이것을 실생활, 산업에 응용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디자인비엔날레의 개최로 연결된 것"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이 교수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을 맡게 된 것은 그의 기획력덕분이다. 2001년에는 디자인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산업디자인 서울대회' 유치기획위원 및 프로그램 총괄위원장으로서 세계굿디자인초대전, 21세기 디자인헌장선언 등 행사를 기획, 집행했다. 또 제품, 시각, 환경을 포괄하는 통합 디자인전문 학술단체인 한국디자인학회 회장을 맡고 있고, 이달초 설립돼 대만에서 첫 회의가 열린 세계디자인학회를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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