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 연쇄 테러 배후 급부상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살 폭탄 테러 이후 예멘, 모로코 등 중동 각지에서 유사한 형태의 테러가 잇따르면서 테러의 배후로 알 카에다가 급부상하고 있다. 더 타임스는 19일 오사마 빈 라덴이 3개월 전 오디오 테이프를 통해 “이슬람 교도들은 미국의 노예가 된 나라들을 해방하기 위해 순교작전을 펼쳐야 한다”며 요르단ㆍ 모로코ㆍ나이지리아ㆍ사우디ㆍ예멘ㆍ파키스탄 등 6개국을 지목했으며, 실제 사우디ㆍ예멘ㆍ모로코ㆍ파키스탄 등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뉴스위크는 최근호에서 알 카에다가 9ㆍ11 테러사건 이전에 수집한 정보에 의해 새로운 테러를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잡지는 알 카에다가 2001년 3월 텍사스주 크로포드에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목장을 극비리에 답사하고 갔을 것으로 미 연방수사국(FBI)이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연방정보국(BND)도 18일 사우디ㆍ예멘ㆍ쿠웨이트 등지에서 알 카에다의 조직망과 신규 조직원 규합 능력이 거의 손상되지 않았으며, 특히 미국이 이라크에 관심을 기울인 사이에 조직과 지휘체계를 정비했다고 밝혔다. 알 카에다가 미국 대테러 전쟁의 전방위적 압박을 받게 되면서 미 대사관, 금융시설 등 기존 목표물보다 경계가 덜 삼엄한 연성 목표물(Soft Targets)로 표적을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알 카에다가 이처럼 세계 각지의 연성 목표물을 타격하면서 국제적 영향력을 증대 시키려는 목표를 달성할 뿐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 퍼져 있는 연계 세력들의 목표까지 함께 이뤄낸다는 두 가지 성과를 한꺼번에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운식기자 woolsey@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