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에 대한 과세 방안을 놓고 새누리당의 '대표 경제통'들이 정면충돌했다. 나성린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파생상품의 투자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입법 추진중인 가운데 이혜훈 최고위원은 "거래세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이 최고위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파생상품에 대해 양도차익과세를 하자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는데 이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전산자료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기술적 뒷받침과 업계의 협조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며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거래세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9월 파생상품에 2016년부터 거래세를 부과하는 '증권거래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반면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를 지낸 나 부의장은 파생상품의 거래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자는 입장이다. 나 부의장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다음주께 발의할 계획이다.
나 부의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파생상품에 거래세를 부과하게 되면 시장이 위축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득에 대해서만 과세를 하는 양도소득세가 조세형평 차원에서도 더 우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최고위원이 지적한 기술적 문제에 대해서도 "증권 관련 정보기술(IT)이 충분히 발달돼 있는 만큼 별다른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서는 나 부의장이 추진하는 양도소득세 도입안의 통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나 부의장이 세법 심사를 관장하는 기재위 조세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추후 법안 심의 과정에서 정부가 제출한 거래세안보다 양도소득세안에 무게추가 쏠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