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은 통신산업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과도기의 마지막 단계에서 새로운 성장가능성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성장은 다양한 데이터서비스의 활성화를 의미하며, 이를 통신서비스의 질적 성장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질적 성장에 의한 성장률이 과거와 같이 20~30%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기는 어렵다. 10% 내외의 성장률만 이룬다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서비스의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는 이유는 우선 유무선 결합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시장의 확대를 위한 기본조건은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용자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적절한 요금, 빠른 전송속도, 이동 편의성 등이다. 이를 충족시키는 방법은 유무선 결합이 가장 빠르다. 또한 통신-방송의 융합, 통신-금융의 융합 등도 기대할 만하다.
지난 4년간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을 시현한 통신서비스의 2004년 성장률은 4% 내외에 머물 전망이다. 우선 유선의 초고속인터넷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고 이동통신 번호이동성 시행과 함께 약정할인의 보편화로 3~5%의 요금인하 효과가 예상된다. 또 전용회선 등은 경쟁격화에 따른 요금할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2004년 통신서비스의 경상이익은 2003년 대비 1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통신은 마케팅비용의 증가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KT는 2003년 대규모 명예퇴직에 따른 인건비 감소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
결코 매력적이지 못한 업종전망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요인도 있다. 하나로통신에 이어 두루넷 인수문제가 마무리되면서, 큰 그림에서 통신산업 구도가 완성단계로 접어든다. 산업구조조정의 진전으로 통신서비스의 결합서비스가 본격화 될 수 있는 밑바탕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CDMA 1X EVDO 등 무선인터넷(부가서비스 포함)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다. 이와 함께 통신-금융(모바일 금융서비스), 통신-방송, 통신-자동차(텔레매틱스) 등 결합서비스가 등장해 장기적 성장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번호이동성 등 통신주를 둘러싼 또 하나의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통신서비스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은 전체적으로는 중립이다. 하지만 상반기의 불확실한 시기를 겪으면서 하반기로 접어들어, 산업구조조정 및 결합서비스 시행을 계기로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KT-KTF 합병이 논의된다면 통신서비스 전체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모멘텀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SK텔레콤의 행보가 매우 빨라지면서, 산업구도완성 및 결합서비스 시행이 예상보다 일찍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투자유망종목으로는 우선 SK텔레콤을 들 수 있다. 번호이동성 불확실성 제거 및 그룹리스크 해소 등이 기대된다. 두루넷 인수가 유력한 하나로통신도 매력적이다. 다만 하나로통신의 수급문제 해결에는 다소의 시간이 필요하다. KT는 KTF 합병이 거론될 때 매우 매력적이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