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보험공사 환변동관리실 직원이 환율변동체크 모니터를 살펴보며 보험가입에 대한 상담전화를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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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해서 전화했습니다. 저희 같이 수출규모가 작은 중소제조업체도 환변동보험에 가입할 수 있나요?"
"예, 물론입니다. 걱정하지 마시고요, 홈페이지를 참조해서 보험에 가입하려는 수출실적증명서, 회사재무재표, 가입신청서 등의 관련서류를 구비해 오시면 친절하게 상담해 드리겠습니다"
30일 서울 종로구 수출보험공사 본사 환변동관리실. 하루 업무가 시작되는 오전 9시가 되자마자 무섭게 전화벨소리가 곳곳에서 요란하게 울려댄다.
엔화는 700원대, 달러는 930원 안팎에서 환율이 움직이고 있는 최근 대다수 전화는 환율급락으로 인해 수출채산성 악화를 고민하는 중소업체들의 상담문의. 이른 아침업무 시작부터 빗발치는 전화벨소리에 짜증낼 만도 하지만 6명의 직원들은 이미 적응이 돼 있는 듯 친절한 목소리로 상담하며 분주히 움직인다.
마치 콜센터를 연상케 하는 이 같은 모습은 환율하락폭이 더욱 커지기 시작한 지난 9월 이후 환변동관리실 내에서는 당연한 하루 속에 일과로 자리잡고 있다.
하루 상담문의 전화가 본사의 경우 50여통에서 70여통 이상으로 늘어났다. 백승달 수출보험공사 환변동관리실장은 "하반기 들어서면부터 하루에 걸려오는 환변동보험 가입에 대한 상담문의 전화가 30~40% 이상 증가했다"며 "환율하락으로 적자수출까지 마다하지 않는 중소기업의 어려운 사정을 생각하면 빗발치는 전화에 상담해 주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예측했던 수출보험공사는 지난 5월 환변동보험을 총괄하는 환변동관리팀을 환변동관리실로 확대하고 담당인원을 4명에서 2명 더 늘리는 조직개편을 했다.
한 팀에서 담당해 온 영업컨설팅과 리스크 분산 기능을 나눠 컨설팅 전문인력을 보강한 것이다. 또 전국 11개 지점에 설치한 환변동 컨설팅센터의 담당직원을 풀 가동하고 있다. 내년에는 본사의 담당인력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구조금융팀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진공은 우리은행과 함께 수출입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보험가입을 받는데 하루에 걸려오는 상담문의가 몇 달전보다 50%나 늘어난 45건 이상에 달한다. 중진공은 이 때문에 담당부서의 확대개편을 고려 중이다.
이백남 구조금융팀 과장은 "연초 예상했던 환율보다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중소업체들이 전혀 대응하지 못하면서 상담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며 "중소업체들도 시기에 편성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환위험 관리를 하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수출보험공사가 운용하는 환변동보험 이용건수가 2000년 제도 도입첫해 62건에 불과했지만 2004년 1,424건, 2005년 3,048건, 올들어서는 10월까지 4,113건으로 급증했다.
지급한 보험금도 2003년 910억원에서 2004년 1999억원, 2005년 3,602억원, 올해 상반기 2,158억원으로 늘었다. 2000년 환변동보험 도입 이후 이용업체 1,498개 가운데 96%는 중소 수출기업이다.
중진공의 거래실적도 지난해 1억9,768만 달러에서 올 10월까지 누적이 3억7,446만 달러로 2배 이상 늘어났고, 가입건수도 지난해 10월 2,024건과 비교해 올 10월현재 2,891건으로 42.8% 증가했다.
◆ 환변동보험은 평균결제환율이 평균보장환율보다 떨어지면 보험금을 받고, 오르면 차익을 환수할 수 있는 제도로 2000년2월 도입됐다.
수출실적을 수출보험공사에 제출해 이용한도를 정한 뒤 수출계약이 발생할 때마다 보험에 가입해 보장환율과 결제월을 지정하면 된다.
예컨대 1달러 1,000원을 보장환율로 정하면 결제월에 환율이 900원으로 떨어지면 100원만큼 차액(보험가입금액×100원)을 보전받는다.
결제환율은 결제월 이전에 가입자가 미리 결제일을 지정하면 된다. 보험료는 기업신용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6개월 동안 미국 달러화 100만달러를 헤지하면 0.04(400달러)~0.07%(700달러)지만 영세 중소기업은 0.01(100달러)~0.02%(200달러)로 매우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