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시장 최악 불황국면

9월 기존·신규주택 가격 40^36년만에 최대 하락률 기록
"바닥 도달하려면 1년은 더 기다려야" 분석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 弱달러 현상도 심화


미국의 주택 시장이 최악의 불황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9월 기존 주택 가격 하락폭이 40년래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신규 주택 가격도 36년래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약달러 현상이 심화되는 형국이다. 미국 상무부는 26일(현지시간) 미국의 9월 신규 주택 가격 평균값이 21만7,1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7% 급락해 지난 1970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발표된 기존 주택 판매가도 일년 전에 비해 2.5% 떨어져 40년래 최대 하락률을 나타냈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 같은 가격 하락에 대해 "건설업체들이 제공하는 각종 인센티브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실제 낙폭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 가격이 최근 들어 급락한 것은 지난 해 주택 건설 붐이 일면서 공급량은 크게 늘어난 반면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매물로 나와있는 신규 주택은 15만7,000채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만가구(47%)나 많은 것이다. 이에 따라 주택 시장의 불황이 끝나기는 커녕 앞으로 더욱 심화돼 결국 미국의 경기 경착륙을 이끄는 것 아니냐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의 조정이 뚜렷해지고 있지만 바닥에 도달하려면 아직 일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주택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여 조정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에 기존 주택 가격이 3.7%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지난 1930년대 미 경제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으로 집값이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로빈 뷰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주택 가격이 미국 전역에 걸쳐서 하락하고 있는 것은 경제 여러 부문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2%에 불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택 가격 하락은 건설업계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고 주택 건설 분야 종사자들의 소비 감소로 이어져 결국 전반적으로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의 주택 시장이 최악의 불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외환 시장에서는 달러 약세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다. 27일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7.8871로 사상최저 수준으로 고시, 전날(위안화 기준환율 7.8940)에 이어 이틀연속 사상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 대비 118.41엔에 거래되 전날보다 0.66엔 낮아졌고,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1.2693달러로 전날보다 0.0091달러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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