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2조원대를 넘어섰다. 지난 1963년 국내에 라면이 처음 소개된 지 50년 만이자 1998년 1조원을 돌파한 이래 15년 만이다.
농심은 2013년 전체 라면시장 매출(출고가 기준)이 2012년의 1조 9,800억원보다 1.5% 늘어난 2조 1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국내 라면시장은 성장이 정체된 포화상태라는 지적 속에서도 지난해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조합한 '짜파구리', 비빔면과 골뱅이를 섞은 '골빔면'처럼 개인의 취향대로 기존 제품을 새롭게 조합해 소비하는 '모디슈머' 열풍과 함께 신라면블랙, 참깨라면, 불닭볶음면, 팔도비빔면 등 각 기업들의 전략제품이 호응을 얻은 데 힘입어 소폭의 성장을 이뤘다고 농심 측은 설명했다.
모디슈머 열풍에 힘입어 농심 짜파게티의 지난해 누적매출은 처음으로 안성탕면을 제치고 전체 라면 중 2위에 올랐고 팔도비빔면은 2012년 13위에서 지난해 8위로 올라서는 등 '국물없는 라면'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역시 지난해 판매 순위 19위에 올랐다. 오뚜기는 참깨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삼양식품을 제치고 라면업계 2위 자리를 확실하게 굳혔다.
프리미엄 라면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농심 신라면블랙은 지난 2012년 10월 다시 출시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모으며 지난해 판매 순위 15위에 올라 프리미엄 라면시장을 성공적으로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풀무원 꽃게짬뽕도 시장안착에 성공해 18위에 진입했다.
농심은 지난 1998년 국내 라면시장 규모가 1조원대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제품 맛의 다양화와 용기면 시장의 성장이 시작됐고 2조원대에 다가선 수년 전부터는 용기면시장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제품 형태도 다양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국내 라면 연간 소비량(2012년 기준)은 35억개로 인도·미국(43억개)에 이어 7위를 기록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세계 라면 소비량이 지난 2012년 최초로 연간 1,000억개를 넘어섰고 한국도 지난해 2조원대 시장에 진입하는 등 국내외 라면시장이 더디지만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름에 튀기지 않은 저칼로리 건면이나 다양한 맛의 신개념 용기면들이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는다면 국내 라면시장이 다시 한번 도약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