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수출 여전히 '부진의 늪' 허덕

기생충알 파동 영향 1분기 46% 급감… 원高-엔低 현상으로 가격경쟁력도 약화
日 잔류농약 규제강화, 수출중단 우려도


김치가 세계 5대 건강식품에 선정되는등 한국 대표 먹거리로 널리 소개되고 있지만 수출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생충알 김치 파동이 발생한 이후 급감하기 시작한 김치 수출은 올 1분기에도 여전히 절반 가량 감소,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원고-엔저 현상으로 가격경쟁력까지 약화되고 있다. 더욱이 5월말부터 일본이 수입 농산물의 잔류 농약 규제를 강화키로 함에 따라 최악의 경우 김치 수출 전면 중단 사태까지 초래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농수산물 유통공사가 집계한 올 1ㆍ4분기 국내 김치 수출액은 1,433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668만 달러보다 46%나 급감했다. 농협은 1분기 김치 수출액이 78만9,000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5.3%나 감소했으며 두산식품BG의 종가집 김치는 올 1분기 전체 수출액이 368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최대 수출국인 일본 수출 규모는 46.7%나 줄어들었다. 두산 종가집 관계자는 “국내 김치 수출의 90%이상 차지하는 일본시장에서 한국 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9.3%나 됐으나 기생충 알 김치 파동 이후 4% 아래로 떨어졌으며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반김치를 수출하는 동원F&B 관계자도 “지난해 김치 파동을 틈타 일본 김치업체들이 일본 김치는 안전하다는 홍보에 적극 나서면서 매대를 거의 뺏긴 상태이며 실제로 일본 소비자들도 ‘Made in japan’ 김치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원고-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출가격이 높아진 점도 김치 수출을 가로막고 있다. 농협 농업경제기획실 이태형 차장은 “김치 파동 이후 중국산 김치가 일본 시장에 파고들어 농협 김치는 400g짜리가 145엔인데 비해 중국산 김치는 90엔에 팔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무 배추값은 상승하고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니 수출을 하면 할수록 손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수입 농수산물에 대해 일본이 예전에는 280여개의 농약 잔류량 검사를 실시했던데 비해 당장 5월 29일부터 799개의 농약으로 검사폭을 확대하는 한편 리스트에 없는 품목에 대해서는 무조건 0.01 ppm 이하로 규제하는 ‘포지티브 리스트’를 시행할 계획이어서 김치업계로서는 또 다른 악재가 기다리고 있다. 두산 종가집 관계자는 “현재 국내의 농약 잔류량을 기준으로 생산되는 농산물(배추, 무, 고추, 마늘 등)로 김치를 만들 경우 포지티브 리스트에 적발되면 일본 수출이 막히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농협 수출지원팀 현종철 차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으로 수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농민들이 일본 수출 기준의 변화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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