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통티모르에 파견할 국군 상록수 부대는 의료·공병 등 지원병력은 물론 전투보병 병력까지 포함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평화유지군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간 6차례에 걸쳐 유엔 평화유지활동에 참가했지만 전투보병부대를 파견하는 것은 베트남 전쟁이후 34년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전투에 직접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치안유지와 인권보호가 최우선 임무라는데 있어 베트남戰때와는 본질적으로 성격이 다르다.최근 해외언론을 통해 듣는 동티모르는 극도의 혼란과 폭력이 난무하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한다. 독립을 바라는 다수의 동티모르 주민들이 민병대에 무참히 학살되고 있다는 외신이 연일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그만큼 하루 빨리 각국의 평화유지군이 동티모르 현지에 도착, 치안유지와 인권보호를 위한 임무에 돌입해야 한다. 따라서 유엔의 일원으로서 우리나라가 군대를 파병하는 것은 충분한 명분과 의의가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명분에도 불구하고 무장한 민병대원들과의 충돌 및 교전의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우리 장병들의 신변안전을 걱정하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어떤 어려운 상황하에서도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군은 장병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훈련실시 등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며 동티모르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어느때 보다 시급하다 하겠다. 한편 이번 국회의 파병동의안 처리과정에서 야당인 한나라당은 처음부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는데 이는 전투병역의 파병으로 인한 우리 장병의 인명손실과 국익 손상을 우려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제 파병이 결정된 이상, 동의안 처리과정에서 있었던 감정의 앙금을 씻고 상록수부대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초당적인 지원을 아끼지않아야 할 것이다.
정치권의 정쟁으로 파견된 장병의 사기를 꺾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국민들의 성원도 매우 절실하다. 동티모르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떠나는 우리의 젊은 장병들이 현지 주민들에게 따뜻한 인류애와 희망을 심어주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의 박수를 보내주었으면 한다. 끝으로 이번 표결과정에서 『통티모르 사태는 마치 우리의 80년 광주와 너무 흡사하다』며 동티모르 주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파병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던 한나라당 이미경의원의 용기와 소신에 선배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격려를 보내는 바이다.
김옥두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