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자녀 정책 완화'…출산율 상승 효과 없어

중국이 올해 두 자녀 정책을 도입했지만 기대했던 출산율 상승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보건당국인 국가위생·계획생육(가족계획)위원회는 부부 가운데 한쪽이 독자일 경우 두 명의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단독 두 자녀 정책’이 지난 3월 시행된 후 9월 말까지 두 번째 아이를 갖겠다고 신청한 부부가 약 80만4,000 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당초 예상치인 연간 200만 쌍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위원회는 이 정책이 지역별로 단계적으로 시행된데다 일부 여성은 최근에야 임신을 했을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몇 개월간 두 번째 아기를 낳겠다고 신청하는 부부의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어바인 캘리포니아주립대(UC어바인) 인구학자인 왕펑 교수는 이에 대해 중국이 단독 두 자녀 정책을 도입하면서 두 번째 아기를 가질 수 있는 자격이 있는 부부가 1,100만쌍이나 되지만 7%도 안되는 부부만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왕 교수는 단독 두 자녀 정책이 도입되면 첫해에만 200만쌍을 비롯해 4년간 800만쌍이 둘째 아이를 가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중국이 한 자녀 정책을 완화했지만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데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의 물가상승에 따른 양육부담 증가, 기존 자녀 교육에 대한 집중, 이주 노동자 증가 등의 요소들이 결합돼 아이를 더 낳으려는 욕망이 꺾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지난해 11월 단독 두 자녀 정책 도입을 발표하면서 아기 분유업체와 교육 업체 등 신생아 관련 산업의 주가가 급등하고 하기스 기저귀를 판매하는 킴벌리 클라크와 같은 국제기업들은 중국의 신생아 출산붐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아기 분유업체인 네슬레의 한 대변인은 기대했던 신생아 출산증가 효과는 아직 없지만 중국내 새로운 산모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브랜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1980년대 산아제한을 위해 도입한 한 자녀 정책으로 낮은 출산율이 30년 가량 유지됐으나 2010년부터 인구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노동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단독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에 따르면 제한적인 두 자녀 정책은 지난달말 현재 중국 본토의 31개 성(省)급 지방 정부 가운데 신장(新疆)과 시짱(西藏·티베트)을 제외한 29곳에서 시행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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