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집권당원 78% "EU 탈퇴 지지"

협약개정 선호하는 캐머런 총리 난감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 당원 10명 중 7명 이상은 유럽연합(EU) 탈퇴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탈퇴보다는 협약 개정을 선호하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보수당원 웹사이트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보수당원 78%가 단일시장 유지 여부에 관계없이 영국의 EU 탈퇴를 지지했다. 캐머런이 차기 총선 이후 EU 탈퇴 국민투표를 제안한 것과 달리 당원 46%는 현 의회 회기 중에 투표를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총리가 투표일정을 명확히 제시하고, 이행하지 못하면 그 즉시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50%나 됐다. 또 보수당원 85%는 총리가 당내 반발 때문에 마지못해 영국의 EU 내 지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응답해 지도부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협정 개정을 통해 영국 정부가 EU에 위임한 일부 권한을 회수하자는 캐머런 총리의 방안에는 16%만이 찬성 의견을 밝혔다. EU와 관계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거나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6%에 머물렀다.

당내 강경 여론의 압박에도 캐머런 총리는 이날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EU 탈퇴 국민투표 시행에 대한 신중론을 유지했다. 그는 "단순히 EU 탈퇴의 찬반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국민투표를 조기 시행하면 오도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영국의 근본적인 EU 지위 변화를 놓고 국민에게 적절한 선택권을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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