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ENS의 직원이 연루된 3,000억원대의 사기대출과 관련해 사장과 영업본부장·윤리경영실실장의 서명까지 털린 것으로 확인됐다. 조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KT ENS의 공식 내부문서로 밝혀진 사실인데 문서양식과 내용이 실제 ENS가 쓰는 것과 거의 동일해 제3자는 사실상 구분하기 어렵다. 은행도 속을 정도인 셈이다. 하지만 위조로 추정되는 문서의 출처가 KT ENS가 쓰고 있는 내부망 주소로 돼 있어 이번 사건의 책임소재를 두고 금융사와 KT 측 간 공방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KT ENS 명의의 '아이폰5s 특수판매에 따른 은행(하나은행 외) 사업협약서 계약 추진(2013시스템영-02455, 시행일 2013년 12월15일)'이라는 문서를 보면 지난해 12월 본사 아이폰 법인판매를 기존의 N사에서 S사로 바꿨으며 지난달 8일 매출채권을 양도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금융감독원이 밝혀낸 대출흐름을 입증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서는 허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선 기안자가 사건의 주범 중 하나인 김모 부장이다. KT ENS 측은 "해당 문서번호는 존재하지 않으며 시스템영업부에 근무하지 않으면 문서를 만들 수 없는데 김모 부장이 기안자로 돼 있으니 허위"라고 밝혔다. 서울경제신문 취재 결과 문서 내용대로라면 KT ENS는 하나·국민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아이폰을 팔았어야 했지만 실제 이런 사례는 없었다.
문제는 내부 공문서가 매우 정교하게 위조됐다는 점이다. 결재 라인에 있는 인물들은 당시 재직 중인 사람들이고 임원에 사장 서명까지 들어가 있다. 특히 KT ENS의 법인인감도 이번 대출사건에 이용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