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코스닥시장이 조정국면을 보이면서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대거 자사주 취득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스닥 기업들이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동시에 하반기 들어 이익모멘텀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 자사주를 저가에 선취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돼 주가에 긍정적이란 평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코스닥기업이 성장을 위한 투자보다 주가관리에만 나선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8월 한달 동안 자사주 취득 결정을 한 기업은 모두 20 곳으로 올들어 월간으로 가장 많았다. 올들어 자사주 취득에 활발했던 지난 1월과 2월(각 11개사) 비해 두 배 가량 늘어났으며, 바로 전달인 7월(2곳)에 비해서는 무려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8월들어 코스닥 기업들이 대거 자사주 취득에 나선 것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등으로 지수가 급락하자 주가방어에 적극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주 취득에 나선 기업들 중 임직원 성과급 부여 등을 목적으로 제시한 한국선재ㆍ애머슨퍼시픽ㆍ한국기술투자ㆍ성우테크론 등 4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업들은 주가안정ㆍ주주가치 제고 등을 취득 이유로 내세웠다. 정근해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이후 기업들의 이익모멘텀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순히 주가방어 차원을 넘어 주가 급락으로 가격메리트가 발생한 자사주에 대한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스닥 기업들이 주가관리를 위해 자사주 취득에 줄줄이 나서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상장한지 한달여 밖에 지나지 않은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선뜻 이해 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1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메모리앤테스팅의 경우 8월21일 자사주 15만주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방침을 밝혔다. 메모리앤테스팅의 자사주 취득 결정은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8,000원)를 밑돌자 나온 것이다. 취득 규모는 약 10억원으로 공모를 통해 조달한 금액(80억원)의 8분의 1에 해당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성장형 벤처기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코스닥시장에서 기업들이 이익잉여금을 성장을 위한 투자에 사용하기보다 주가를 관리하는 데 사용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특히 상장한지 한 달을 갓 넘은 회사의 자사주 취득 결정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