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와 지상파 방송사 간의 콘텐츠 재전송료 분쟁에 지역 민영방송사업자(민방)들도 가세했다. 91억 원 규모의 보상금을 청구해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산(KNN), 대구(TBC), 대전(TJB), 광주(KBC), 울산(UBC), 전주(JTV), 청주(CJB), 강원(GTB), 제주(JIBS) 등 지역 민방 9개는 각 지역의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와 개별 SO를 상대로 9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지역 민방 9개사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그동안 받지 못한 콘텐츠 재전송료를 보상받기 위함이다. 지난 1991년 SBS를 시작으로 도입된 지역 민방은 경인방송(OBS)을 제외하고 SBS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일부 지역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하고 있지만 대부분 SBS 프로그램을 재송신하는 기능에 치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민방들은 자신들이 지역에서 SBS 방송을 SO에 송출하는 만큼 그에 합당한 대가를 보상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 민방 관계자는 "SBS 자체 방송권역에 속한 SO들은 콘텐츠 재전송료를 SBS에 주고 있지만, 그 외 지역에서 SBS 콘텐츠를 제공하는 민방에는 아무런 대가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며 "재전송료와 관련해 협상하려 했으나 계속 불발돼 소송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케이블TV 업계는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에 가입자당 콘텐츠 재전송료를 지급하고 있다. 다만 SBS의 경우 서울·경기 지역의 가입자에 한해서 CPS(재전송료)를 제공하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이 계열로 묶여있는 MBC와 KBS의 경우 문제가 없지만, SBS와 지역 민방 간의 특수 구조 때문이 이 같은 충돌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제기된 손해배상 금액은 전체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 중 SBS가 CPS를 받고 있는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을 제외한 271만7,114명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콘텐츠 재송신료 관련 문제는 법적으로도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아 분쟁이 오랜 시간 지속 되고 있다"며 손해배상 내용을 파악해 업계 공동 또는 업체별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