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종금 등 26개사 1억씩 지원 결의/“신뢰받는 기업 회생가능” 입증종합금융, 할부금융사, 파이낸스사 등 제2금융권이 부도위기에 몰린 중소기업 살리기에 함께 나서 금융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LG종금을 비롯한 제2금융권 26개사는 지난 18일 1차부도가 난 교하산업(회장 이영섭)에 대한 지원에 나서 19일 부도를 막아주는 한편, 20일 서울 북창동소재 교하산업 본사에서 2금융권 채권단회의를 열고 각 사당 1억원씩을 지원키로 의견을 모았다.
최근 자금악화설이 도는 기업에 대한 자금회수에 앞장서 부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온 종금사 등 2금융권이 이처럼 「기업살리기」에 나서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며 이는 금융기관의 신뢰를 받는 기업은 일시적 자금난을 겪더라도 회생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교하산업은 건설현장의 칸막이천, 포장마차의 포장천 등에 사용되는 「타포린(방수포)」을 제조하는 회사로 매출액의 70%를 해외로 수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천억원에 달하며 올해 매출목표는 1천3백억원.
교하산업은 지난 18일 상업은행 동자동지점에 돌아온 3억8천6백만원의 어음을 막지못해 1차부도를 낸데 이어 19일 돌아온 20억원 상당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위기에 처했었다. 이때 종금사, 할부금융사, 파이낸스사 등 제2금융권이 자금을 지원해 모두 막아줘 부도를 모면했다.
20일 제2금융권 26개 회사로 결성된 채권단은 회의를 열고 각 사당 1억원씩 26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결정하고 21일 합의서를 작성키로 했다. 이 채권단에는 사채업자도 한명 끼어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30개 채권단은 청솔종금, 현대종금, 삼양종금, 대한종금, 한길종금, LG종금, 한불종금, 새한종금 등 종금사 8개사와 광은파이낸스, 산업할부금융, LG할부금융, 동서팩토링, 산업렌탈, 국민할부금융 등 17개사, 그리고 사채업자 1인등이다.
교하산업의 부채는 은행권 1백80억원, 제2금융권 7백20억원 등 총 9백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제2금융권은 그동안 기업부도 징조가 보이면 해당기업에 대한 여신을 과감히 줄여나가면서 자금난을 가중시켜 기업부도의 첨병으로 불리워 왔다』고 말하고 『하지만 이번 교하산업에 대한 지원은 이같은 오명을 깨끗히 씻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기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