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일반 국민들의 소득 가운데 80%는먹고 마시는데 지출된다." 이집트인들의 낙천적 기질 때문이 아니라 저임금과 고물가 때문이다.
사다트 행정대학원의 함디 압델-하젬 교수팀이 최근 발표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이집트 전체 7천만 인구 중 2천만명이 경기 침체로 직접적인 고통을 받고있다.
결혼을 못한 총각이 800만명, 처녀가 400만명에 이혼녀가 26만명이나 된다. 어른들이 보살펴야 할 철부지 어린이도 수십만명에 이른다.
각종 경제.사회.심리적 연구 보고서들에 따르면 이집트 일반 국민의 평균 월급은 200파운드(한화 4만원). 그러나 월 평균 지출은 최소 500파운드에 달한다.
한달에 평균 1천파운드를 버는 가정이 의식주와 교육, 의료비로 월 3천 파운드를 써야 한다.
이집트 정치.경제.입법.통계학회의 일하미 알-미르가니 연구원은 최신 논문에서물가와 임금간 불균형이 이집트 만큼 큰 나라는 지구상에 별로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임금 수준을 항상 물가수준 보다 높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젬 교수팀은 이집트 정부가 지난해 초 파운드화 평가절하를 단행한뒤 일반 가정의 소득이 약 25%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모든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각 가정에서 음식비로 지출하는 예산이 소득의 80%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서민 가정에 각종 사회복지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변동환율제 도입후 물가가 평균 18-20%나 올라 실질 임금은 8-1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의 물가 상승률이 15-40%에 이른다는 연구 보고도 발표됐다.
진보계 야당 기관지 알-아할리는 "고(高)물가라는 괴물이 이집트 사회의 살을뜯어먹고 커가는 반면 서민들은 정부의 미봉책으로 더욱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달초 실용주의 경제 전문가들을 전방에 포진하는개각을 단행했지만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줄 획기적 처방을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