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공천 레이스가 불붙기 시작했다. 친박근혜계인 이혜훈 최고위원이 11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데 이어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역시 조만간 출사표를 던질 것이 확실시된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출마선언식을 열고 "서울의 경제혁명을 일으키는 첫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유력 서울시장 주자 중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은 이 최고위원이 처음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출신으로 여당 내 '경제통'으로 불리는 이 최고위원은 "살 맛 나는 서울을 만드는 방법은 결국 경제 문제를 푸는 것에 달려 있다"며 △경제혁명 △안전혁명 △주거혁명 △문화복지혁명 △삶의 질 혁명 등 '5대 공약'을 제시했다.
이 최고위원의 출마선언식에는 서울시장 출마를 저울 중인 정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최고위원이 굉장히 준비를 많이 했다"며 "저도 출마선언을 하려면 준비를 좀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다만 출마시기와 관련해서는 "서울에도 어려운 지역이 많은 만큼 그분들의 이야기를 더 들을 생각"이라며 여론의 추이를 살피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 전 총리 역시 서울시장 출마에 한발 더 다가간 모양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데 특별한 걸림돌은 없다"며 "비전과 청사진이 확실해질 때까지 숙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출마 결심이 서는 대로 당초 4월까지였던 미국 체류 일정을 앞당길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이 '빅3' 주자의 3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호 간에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졌다.
이 최고위원은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에 대해 "'친박 마케팅'을 하는 분들은 이는 박근혜 대통령을 욕되게 하고 당에 필패를 가져오는 해당행위를 하는 셈"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정 의원 역시 "청와대를 얘기하면서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청와대에도 도움이 안 되고 우리 당에도 도움이 안 된다"며 새누리당 내 친박계가 김 전 총리를 밀고 있다는 설에 대한 불쾌감을 에둘러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