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산타모니카 시립대학 일대에서 연쇄 총격 사건이 벌어져 범인을 포함해 최소 5명이 숨졌다.
총격이 일어난 대학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한 정치 기금 모금 행사장과 불과 5㎞ 떨어진 지척이라 경찰에 초비상이 걸렸다.
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지역 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정오께 산타모니카 시립대학 구내에서 한 남성이 지나가는 승용차와 버스를 향해 마구 총을 쐈다.
이 사건으로 범인인 20대 백인 남성을 포함해 최소 5명이 사망했고 차량 탑승자 등 적어도 6명이 총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갔다.
경찰은 범인이 맨 처음 대학 인근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와 형제를 총으로 살해하고 불을 질렀다며 가정폭력에서 이번 사건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범인은 집에서 다시 거리로 나와 여성 운전자를 총으로 위협해 인질로 잡고 차량을 탈취했다. 당시 범인은 검은색 옷차림에 방탄조끼와 탄창 벨트를 착용했고 돌격용 자동소총으로 보이는 총기로 무장했다. 그는 차로 산타모니카 시립대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나가는 버스 등에 총을 난사했고 그 과정에서 대학 주차장에서 나오던 SUV 차량 운전자가 사망하고 동승자 1명이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범인은 이어 대학 교정에 진입해 마구 총을 쏘다 도서관으로 숨어들었다. 이 과정에 총을 맞은 여성 한 명이 치명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역시 병원으로 이송된 다른 여성 5명 중 1명은 중태다.
범인은 대학 도서관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살됐다. 범인의 신원과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처음에는 이번 사건으로 최소 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가 기자회견에서 사망자 수를 5명으로 수정했다.
경찰은 함께 총을 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 1명을 대학 교정에서 체포했다.
그는 숨진 범인처럼 검은색 복장이었고 '인생은 도박'이라는 문구가 적힌 운동복 상의를 입고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산타모니카 경찰서의 재클린 시브룩스 서장은 "사살된 범인이 혼자 힘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산타모니카 시립대는 3만4천여명의 학생이 재학하는 2년제 대학으로 사건 당시 학교는 기말고사 기간이었다. 산타모니카 교육당국은 총격 사건 직후 초·중·고교 학생들을 모두 귀가조치했다.
이날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 회담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은 사건 장소에서 불과 5㎞가량 떨어진 곳에서 오찬을 겸한 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하고 있었다.
대통령 경호실 맥스 밀리언 대변인은 "총격 사건이 일어난 사실을 알고 있으며 대통령 참석 행사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찬 행사를 마치고 약 200㎞ 떨어진 랜초미라지의 휴양지 서니랜즈로 이동해 시 주석과 회동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