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투 매각협상 결렬] 향후 절차·전망

로스측과 우선협상 상반기내 매듭현대그룹 금융3사 매각협상 일지 ▲ 4월 말: 현대투신 자금인출사태 ▲ 6월22일: 현대ㆍAIG 1차 MOU체결(9,000억원유치, 현대투신증권ㆍ운용 경영권 이양) ▲ 8월28일: 현대ㆍAIG 2차 MOU체결(1조1,000억원 유치, 현대증권 등 금융계열사 경영권 이양) ▲ 11월14일: AIG측 윌버 로스회장, 이근영 위원장 면담(현대투신 손실보전 요구)(현대ㆍAIG간 협상 사실상 결렬 ▲ 1월31일: AIG, 정부와 현대투신에 공동출자 제의 ▲ 5월18일: 금감원 현대증권 감사착수 ▲ 5월24일: 이근영 위원장, "현대-AIG간 직접협상 개시" ▲ 8월8일: AIG, 정부에 다른 출자방식 제안(8월 11일 MOU 체결계획 무산) ▲ 8월16일: 이근영위원장, "AIG측 당초 출자방안으로 재변경" ▲ 8월23일: 정부ㆍAIG MOU체결(AIG 1조1,000억원, 정부 9,000억원 현투증권 공동출자) ▲ 9월11일: 미국 테러발생(AIG, 현대증권 5개항 추가요구하며 협상중단) ▲ 12월 초: 현대증권 주가 11월 23일 9,950원, 26일 1만1,400원 등으로 상승행진(AIG일부 협상조건 철회후 협상재개 요구) ▲ 12월31일: MOU 유효기간 만료(협상기한 연장) ▲ 1월17일: 이근영 위원장 "협상 순조롭게 진행" ▲ 1월18일: AIG, 협상결렬 선언 미국 AIG는 지난해 1월 현대 금융 3사(투신증권ㆍ투신운용ㆍ증권)에 대한 투자 의향을 전달해왔다. 정확히 1년 후, AIG는 인수의 양축이었던 윌버 로스 그룹과의 공동 컨소시엄에서 탈퇴했다. AIG와의 협상은 결렬됐고, 현투 진로는 다시 안개 속에 빠졌다. 그러나 난항은 오래 가지 않을 듯 싶다. 로스측은 AIG가 빠진 자리에 다른 투자자를 물색해 한국 정부에 통보할 예정이며, 이르면 내주 중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의 세계적인 금융그룹 2곳이 인수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자신감을 표한다. 아무리 늦어도 상반기안에 현투 처리가 끝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새 국면 들어선 현투 처리 AIG와의 협상이 결렬된 이후 정부는 "협상이 완전 결렬된 것이 아니라 AIG-윌버로스 컨소시엄에서 AIG가 단순 탈퇴한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또 당초 원매자의 한 축이었던 윌버 로스측이 새로운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다시 컨소시엄을 만들어 협상에 임할 것이며, 로스와의 협상은 '계속상태(On- going)'로 조만간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1년 동안 끌어온 AIG컨소시엄과의 매각 협상은 종지부를 찍었다는 것이다. 로스가 새로운 컨소시엄을 구성하더라도 과거 컨소시엄과는 다른 실체이고, 협상 또한 새로운 형태에서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 3각 구도, '선(先) 로스, 후 금융그룹'과 협상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로스 주도의 새 컨소시엄과 협상을 다시 할 것이며, 미국 유수의 금융그룹 한곳이 올초 인수의향서(LOI)를 보내 왔고 다른 한 곳은 의향서를 작성중"이라고 말했다. 오갑수 금감원 부원장은 "3곳외에도 오래전 현투 인수의사를 타진해온 곳이 또 있다"고 말했다. 표면적 3각 구도와 달리, 현투 인수의 우선 카드는 여전히 로스그룹 측이 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로스측이 당초 컨소시엄 내에서 책임진 부분은 총 투자 예정액 1조1,000억원의 절반인 5,500억원. 오 부원장은 "내주 중 로스측이 나머지 절반을 책임질 새로운 파트너를 찾는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선 협상 대상은 새 컨소시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스측도 적극적이다. 윌버 로스회장은 18일 그의 한국 대변인인 이태하 에델만코리아 사장과의 통화에서 "AIG 탈퇴에 대단히 실망스럽다"면서도 "현투 인수의사에 변함이 없고 리만브러더스를 통해 새 파트너를 찾고 있으며, 생각보다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세계 유수의 금융그룹'은 로스측과의 협상 속도에 따라 대안으로의 가치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즉 로스 컨소시엄측에 사실상의 우선 협상권을 주고, 이후 그 결과에 따라 이들 금융그룹과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그룹이 어딘지는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이 위원장이 '누구나 들으면 알 수 있는 곳'이란 표현을 쓴 것으로 볼 때, ▦푸르덴셜 ▦메르로폴리탄 ▦씨티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JP모건 ▦GE캐피탈 등 세계 유수의 금융그룹을 상정할 수 있다. ◇ 정부, 속전속결 의지 이 위원장은 "시간에 쫓겨 헐값에 팔지는 않겠지만, 가급적 빨리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오 부원장은 "아무리 늦어도 상반기안에는 끝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부 관계자는 "새 투자자와의 협상은 당초 AIG컨소시엄과 맺었던 MOU상의 투자구조를 토대로 추진하되, 실사 및 협상과정에서 광범위한 정보가 축적돼 조속한 시일내 협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투증권 등에 정부와 공동출자하는 구조도 상당부분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인수 희망자가 복수인 만큼 배타적 협상권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협상을 해나갈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빌려 타임스케줄을 예상하면, 우선 이달 안에는 로스 그룹측이 새 파트너를 찾을 수 있을지와 그 대상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새 파트너 찾기가 수월해지면 협상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달 안에 전격적으로 매각 작업이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금융그룹과 협상할 경우 의외로 시간이 지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해각서를 다시 체결해야 하는데다, 순수 투자은행일 경우 투자 전략측면에서 전혀 다른 각도로 접근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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