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이달 말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정상회담 합의문에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 장관은 한중 정상회담 발표문에 북한 비핵화 내용이 담기느냐는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우리는 그러리라고 예상하고 있다"며 "비핵화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 중의 하나이며 한미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해 한미중 3국의 우선순위는 북한의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등이 최근 북한의 비핵화를 연일 촉구하는 상황에서 한중 정상회담 합의문에 이 같은 내용까지 포함될 경우 북한이 받는 압박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장관은 북한이 제안한 북미 고위급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이 제의한 내용으로 보면 가능성이 적다"며 "북미 간 3ㆍ29 합의 수준은 반드시 유지돼야 하고 북한의 상황 악화에 따른 플러스 알파의 여건 조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분위기가 워싱턴에 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다음달 2일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 각국 외교장관들을 만나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동의를 이끌어낼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또한 이날부터 미국과 중국을 잇따라 방문하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조 본부장은 20일(현지시간)까지 워싱턴에 체류하며 미국 및 일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 회동할 예정이다. 조 본부장은 특히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회동해 북한의 비핵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본부장은 21일에는 중국을 방문,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의 회동에서 대북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오전 중국에 도착, 다음날부터 진행될 북중 간 전략대화에 대비하고 있다. 김 제1부상은 북한의 핵 관련 사안을 전담하고 있어 19일 장예쑤이 중국 외교부 상무 부부장과 대화를 통해 핵무장과 관련한 논의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이번 전략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과 관련해 '깜짝선언'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제1부상은 18일 하루 동안 공식 일정 없이 베이징에 있는 북한대사관에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